정부가 3분기(7~9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이달 말 결정한다.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지난달 16일부터 ㎾h(킬로와트시)당 8원으로 올린 지 한 달여 만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세와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고려해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16일까지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연료비조정단가’ 내역을 정부에 제출한다. 한전은 산업부 고시와 자사 약관에 따라 매 분기 마지막 달 21일 전기요금을 공표해야 한다. 이를 위한 사전 절차로 기준연료비(전력량 요금)와 실적연료비(직전 3개월 평균 연료비)의 차이인 연료비 변동액을 반영해 연료비 조정 단가를 산출한다. 범위는 ‘㎾h당 5원 인하∼5원 인상’ 이내다. 정부는 실적연료비 외에도 물가 등 국내 경기 상황과 국제 연료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요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냉방비 폭탄’이 예고된 데다 실적연료비도 대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인상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연료비에 적용되는 3~4월 가격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유연탄은 크게 변한 부분이 없지만 천연가스는 30%이상 낮아졌다”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론을 펼치던 정승일 전 한전 사장이 중도 사퇴한 만큼 에너지 당국에서 총대를 멜 인물도 사라진 상태다.
앞서 산업부는 2026년까지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올해 전기요금을 51.6원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상반기 단행된 요금 인상은 1분기(13.1원)와 2분기(8.0원)를 합쳐 총 21.1원에 그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