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40선에 바짝 다가서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형주들의 목표 주가도 연일 치솟고 있다. 13일 1년 2개월 만에 ‘12만닉스’를 찍은 SK하이닉스(000660)의 목표 주가가 15만 원까지 오르는 등 실적과 수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형주에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12만 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종가도 4.1% 오른 11만 9500원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12일(현지 시간) 한국 반도체 기업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조치를 연장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수급 개선 기대감에 이미 연초 대비 하이닉스 주가는 53%나 올랐지만 증권 업계는 15만 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미국계인 JP모건은 인공지능(AI) 서버와 D램 등 평균판매단가(ASP)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KB증권 역시 이날 기존 11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확대 수혜에 더해 신제품인 DDR5 출하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며 “연초 이후 53% 급등했지만 내년 반도체 시장의 상승 사이클과 HBM·DDR5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까지 상승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전날 기존 12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목표가를 올려 잡았다.
삼성전자(005930) 또한 1분기 바닥을 찍은 실적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연초 대비 주가가 27% 넘게 올랐지만 증권가는 ‘8만전자’를 무난히 넘긴 후 ‘9만전자’까지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기존 8만 5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상향했는데 이는 국내 22개 증권사가 4월 10일 이후 낸 목표가 중 최고치다.
김 연구원은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재고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며 “감산 효과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수급 개선의 영향으로 4분기 D램·낸드 가격 상승 전환이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며 삼성전자도 이날 1.41% 상승한 7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 건설·기계주인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의 목표가 역시 연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튀르키예·우크라이나 재건 등 실적 개선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엔진 부문이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는 등 호실적이 이어지는 점이 호재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연초 745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이날 1만 1220원으로 거래를 마쳐 반년이 안 돼 50.6% 상승했다.
증권 전문가들도 HD현대인프라코어에 호의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코로나로 끊겼던 공급망이 원활해지며 그동안 밀렸던 이연 수요들이 매출 증가를 촉발하고 있는데 성수기 효과로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목표가를 기존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이날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이 가장 많은 종목은 기아(000270)였다. 흥국증권이 제시한 목표가 14만 5000원은 이날 종가(8만 2300원) 대비 76%나 높다. 현대차(005380)도 이날 종가(19만 8000원) 대비 71%의 상승 여력이 있는 34만 원이 목표가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