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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 돌봄 질 높이려면…용적률 혜택 등 공공 지원을" [건축과도시]

■이정승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상무

이정승 간삼건축사무소 상무가 12일 서울 중구 간삼건축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3.06.12이정승 간삼건축사무소 상무가 12일 서울 중구 간삼건축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3.06.12




“노인요양시설에서 거주하는 노인 환자의 만족도, 삶의 질을 높이려면 1~2인실과 독립된 생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업성에 막혀 실제 적용까지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에서 사업성을 보완할 수 있는 용적률 혜택을 제공한다면 이러한 건축적인 시도가 현장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의 설계를 맡은 이정승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상무는 노인요양시설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의 역할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은 더 나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요양시설의 건축 방법을 고민하고, 공공은 민간이 이를 실현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서초빌리지의 경우 기존에 4인실 위주의 기존 요양시설과 달리 1~2인실로만 구성해 입주자의 개인 공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지역민을 위한 공유 공간까지 제공하는데, 이는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며 “제도적 근거에 따라 용적률 혜택을 부여해 사업성을 보완할 수 있다면 서비스 질이 더 좋아질 뿐만 아니라 입주자의 부담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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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요양시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조한 배경에는 수요 대비 저조한 공급에 있다. 2019년과 2021년 각각 개소한 서울 송파구 위례동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와 서초구 우면동 서초빌리지의 입주자 정원은 총 200명 안팎인데, 현재 입주 대기를 걸어놓은 신청자만 3000명에 달한다. 2025년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공급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요양시설과 같은 실버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 상무는 “노인시설에 대한 잠재적인 가치를 인지한 대기업과 시공사·디벨로퍼들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노인을 돌보고 치료해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남은 삶을 적극적이고 즐겁게 보내는 능동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등 변화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양시설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요양시설의 일부를 돌봄 서비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활용하거나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을 적용하는 테스트베드로 구축할 수 있다. 현재 간삼건축은 위례·서초빌리지에 이어 서울 은평구 은평빌리지와 경기 수원시 광교빌리지 프로젝트도 맡았는데 현재 설계 중인 은평빌리지에 이 같은 공간을 담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상무는 “기존에는 노화와 죽음을 터부시하며 마지막 삶을 잘 정리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KB골든라이프케어 프로젝트에서 담아낸 건축적 시도들이 노인의 삶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서비스로 이어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승 간삼건축사무소 상무가 12일 서울 중구 간삼건축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3.06.12이정승 간삼건축사무소 상무가 12일 서울 중구 간삼건축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3.06.12


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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