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놀이터 흔들그네 참변 초등생 발인식 '눈물바다'…"하늘나라에서는 안전해야해"

13일 오전 경북 경산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10일 아파트 놀이터에서 흔들의자가 부러지는 사고로 숨진 초등생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오전 경북 경산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10일 아파트 놀이터에서 흔들의자가 부러지는 사고로 숨진 초등생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경산의 아파트 놀이터에서 넘어진 ‘벤치형 그네(흔들의자)’에 깔려 사망한 12세 소년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20분쯤 경북 경산시 A초등학교에서는 이 학교 5학년생이었던 이모(12)군을 애도하기 위해 전교생이 추모의 시간을 보냈다. 같은 반 친구들은 담임교사가 미리 준비한 국화꽃 한 송이를 그의 책상에 놓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13일 오전 대구 한 장사시설에서 지난 10일 아파트 놀이터에서 흔들의자가 부러지는 사고로 숨진 초등생에게 친구들이 보낸 편지를 유가족이 읽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오전 대구 한 장사시설에서 지난 10일 아파트 놀이터에서 흔들의자가 부러지는 사고로 숨진 초등생에게 친구들이 보낸 편지를 유가족이 읽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반 아이들은 여러 번 “잘 가”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들이 손수 준비한 편지에는 “내 친구여서 고마워” “하늘나라에서는 조심해서 재미있고 안전하게 놀길” “이제 못 봐서 많이 슬퍼” “친구들이 너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어, 거기에서도 잘 지내야 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담임교사는 이군에 대해 “단 한 번도 규칙을 어긴 적이 없었고, 늘 착하게 행동하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흔들그네 사고로 숨진 이군(12)이 2020년 동생의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흔들그네 사고로 숨진 이군(12)이 2020년 동생의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군의 어머니는 “같이 있던 친구들도 평생 트라우마가 생길 거 같아서 조사하지 말라고 했다. 어른들 잘못이다. (친구들도) 무서워서 놀이터에서 놀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사회성이 좋아 반 회장도 하고, 동생도 잘 봐주고 착실한 아이였다. 알아서 다 잘한 아들이, 마냥 뛰어놀아야 할 아이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군은 지난 10일 오후 3시 29분쯤 경북 경산시 중산동 한 아파트 놀이터의 그네의자가 부러지며 그 밑에 깔렸다. 이군은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철제로 만든 그네의자가 부러지면서 놀이터에 있던 이군을 덮쳐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군은 그네의자를 타지 않고 친구들이 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앞에 가만히 앉아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 경북 경산시 한 아파트 놀이터에 지난 10일 그네 의자가 부러지며 초등생 1명이 사망한 사고 현장이 보존돼 있다. 연합뉴스지난 12일 경북 경산시 한 아파트 놀이터에 지난 10일 그네 의자가 부러지며 초등생 1명이 사망한 사고 현장이 보존돼 있다. 연합뉴스


사고가 난 그네의자는 놀이시설이 아닌 주민운동시설에 설치돼 안전점검 자체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 경산시는 지역의 모든 그네의자에 대해 안전검검을 벌여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시설 사용을 전면 중지시킨 상태다.

유족은 “처음에는 아이가 잘못한 줄 알았는데 폐쇄회로(CC)TV를 보니 시공업체의 부실 공사 때문”이라며 시공사 측의 부실공사를 비판했다. “흔들의자 앞에 앉아있었는데 그게 (부러지며) 넘어왔다는 거 자체가 문제”라고 성토했다.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안전사고 전담수사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아파트 놀이터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앞서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점검일지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관리소장 등 아파트 관계자를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쳤다.


안유진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