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5G)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통신사 중 에너지 효율성을 중시하지 않는 업체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통신사 전력소모량 75%가 네트워크 장비에서 발생하는 탓이죠. 이에 에릭슨엘지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 204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한네스 엑스트롬 에릭슨엘지 대표이사(CEO)는 15일 서울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이매진 라이브 코리아 2023’ 행사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신형 5G 네트워크 장비들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R&D를 통해 전파기지국 에너지 소모를 40%가량 줄이고 전체 탄소배출량을 70%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2G, 3G, 4G로 넘어가며 계단식으로 늘어났던 에너지 사용량 커브를 꺾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에릭슨엘지는 2005년 글로벌 최대 네트워크 장비사인 에릭슨과 LG전자의 합작사다. 국내 통신사 향 네트워크 장비 영업은 물론 에릭슨의 해외 지사 중 최대 규모 R&D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엑스트롬 대표는 “본사를 제외한 글로벌 R&D 기지 중 가장 많은 4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일하고 있다”며 “5G는 물론 6G까지 최신 기술 개발을 이끄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5G 네트워크 장비는 속도가 빠른만큼 전력 소모도 많다. 유무선 트래픽 또한 빠르게 늘고 있어, 갈수록 전력소모량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통신사들이 이동통신 네트워크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 비용은 현재 연간 250억 달러(약 32조 원)에 달한다. 2028년까지 전체 네트워크 트래픽 또한 현재의 4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전력을 포함한 총체적인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에릭슨엘지는 더 뛰어난 기지국 장비로 에너지 소모량을 줄여나가겠다는 목표다. 우선 과제는 반도체 효율성 향상이다. 권경인 에릭슨엘지 CTO 전무는 “소비를 줄이는 것보다는 실리콘 기술 혁신으로 전력소모를 줄이는 방향이 현실적”이라며 “2012년 LTE 도입 때 사용했던 장비보다 최신 장비가 160배 빠르지만 전력소모는 줄여, 2016년과 비교해 현재의 장비가 10배의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지국을 통합 또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싱글밴드’ 장비를 여러대 설치할 필요 없이 듀얼밴드, 트리플밴드 장비를 동원하는 것이다. 권 전무는 “듀얼밴드 장비 1대와 싱글밴드 장비 1대를 트리플밴드 1대로 대체하면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설치 편의성도 개선해 전체 탄소발자국을 50%가량 줄일 수 있다”며 “구형 장비를 현대화하면 전기료 절감만으로도 투자 비용을 상당부분 회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릭슨엘지는 글로벌 최대 네트워크 장비 사업자로써 최근 논의되는 제4이동통신사 도입과 5G 3.5㎓ 대역 추가 주파수 배분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최근 제4이동통신 도전에 나선 ‘미래모바일’은 기존 통신3사와 달리 2.3㎓ 대역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엑스트롬 대표는 “에릭슨은 글로벌 145개 5G 사업자와 협업 중으로, 한국에서 사용하는 3.5㎓ 외에도 모든 대역 장비를 갖추고 있다”며 “이미 2.3㎓ 대역으로 5G를 서비스하는 글로벌 사업자에게도 필요한 장비를 공급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