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라이트가 ‘미국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맥주’라는 타이틀을 잃었다”
이른바 '트랜스젠더 협찬 논란'으로 버드 라이트의 매출이 20여년 만에 미국 맥주 시장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는 미국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AP통신 등 미 언론은 이날 닐슨 데이터의 분석을 토대로 1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버드 라이트는 이달 3일까지 한 달간 식료품, 편의점, 주류판매점 등에서 판매된 맥주 가운데 7.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멕시코 맥주인 모델로 스페셜의 매출 점유율은 8.4%로, 버드 라이트를 앞질렀다.
2001년부터 미국 맥주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버드 라이트가 월간 기준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트랜스젠더 협찬' 논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000만 명이 넘는 틱톡 구독자를 가진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베이니(26)가 올린 버드라이트 이벤트 홍보 영상이 도화선이었다. 당시 멀베이니는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맥주캔을 선물로 받았다고도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미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공화당 정치인과 유명 인사, 매체를 중심으로 불매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고, 버드라이트 캔에 총을 쏘거나 냉장고에서 치우는 영상이 유행했다. 모회사인 앤하이저부시(ABI)는 홍보 담당 임원 2명을 휴직 처리하고 “분열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반감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달 ABI의 주가 역시 17% 이상 폭락했다.
이후 진보 소비자들이 버드 라이트가 충분히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방어에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버드 라이트 매출 감소가 계속됐다.
다만 연초부터 현재까지 버드 라이트의 시장 점유율은 9%로, 모델로 스페셜(8%)보다 높기 때문에 연간 기준으로는 버드 라이트가 올해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