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한국을 2년 연속 2등급으로 분류했다. 한국 정부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21년째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평가했다.
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평가기간은 지난해 4월1일부터 지난 3월말까지다. 한국은 2001년 첫 보고서 발간 당시 3등급을 받았으나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등급을 유지해 왔다.
국무부는 한국과 관련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직전 보고서 평가 기간과 비교할 때 한국 정부의 노력이 전반적으로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다만 "한국 정부는 이주 노동자들 사이에 노동착취 인신매매가 만연하고 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강제노동 피해자를 식별하는 보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당국자들은 인신매매를 다른 범죄와 계속 혼동하고 있으며 법원은 인신매매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대부분의 범죄자들에게 1년 미만의 징역, 벌금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같은 2등급에는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 105개국이 포함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볼리비아, 불가리아, 베트남 등 25개국은 2등급 '감시 리스트'로 분류됐다. 감시리스트는 2등급 중에서도 심각한 형태의 인신매매 추정 피해자가 수가 상당히 많거나 관련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 발령한다. 1등급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대만, 필리핀 등 30개국이 포함됐다.
미 국무부는 3등급으로 분류된 북한에 대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인신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수용소, 강제 노동 등이 북한 내 여전히 만연하다는 것이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