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지기능 저하 늦추는 藥 등장…치매 정복의 꿈 이뤄질까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FDA 자문위, 바이오젠·에자이 개발 '레켐비' 정식 승인 권고

FDA 최종 승인 여부 7월 6일 이내 확인…바이오업계 관심 증폭

논문조작 구설수로 시끄러웠던 'Aβ 가설' 재개 여부에도 주목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 시간) '레켐비가 임상적 혜택을 입증했다'는 평가와 함께 6대 0 만장일치로 정식 승인을 권고했다고 하는데요. FDA는 다음달 6일까지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레켐비는 레카네맙이란 성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아밀로이드베타(Aβ·Amyloidβ)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입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Aβ 단백질이 2개 이상 합쳐진 올리고머를 제거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유용하다고 해요. 2021년 FDA 허가를 받았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조차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진 못했기에 한층 진화한 약물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Aβ는 1906년 알츠하이머병 환자 사례가 학계에 처음 보고된 이래 단백질이 뭉친 채 뇌에 존재하는 물질로서 오랫동안 병의 핵심 바이오마커로 꼽혀왔습니다. 그간 수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Aβ를 표적하는 신약개발에 뛰어들었죠. '구글 스콜라'에서 검색되는 알츠하이머 관련 논문의 3분의 1 가량이 Aβ를 다뤘을 정도인데 지난해 '네이처'에 실렸던 Aβ 관련 동물실험 연구 논문(2006년) 이미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구설에 올랐습니다. Aβ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이 보고된 게 100년도 더 된 터라 Aβ 가설의 근간인 흔들릴 만한 사건은 아니나 워낙 저명한 학술지에 실린 데다 해당 논문이 무려 2275회나 인용된 터라 논란이 컸죠. 레켐비가 FDA 최종 허가를 받는다면 Aβ 가설 중 '올리고머' 제거 기전의 첫 성공사례가 됩니다. 참고로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도나네맙의 타깃은 Aβ의 변형된 형태인 Aβp3?42입니다. 알츠하이머의 또다른 원인 물질은 타우(tau) 단백질에 주목하고 임상시험 대상을 모집할 때도 타우 응집체인 탱글(tangle)이 너무 많거나 적게 축적된 환자를 제외했다는 차이가 있죠. 끝까지 지켜봐야 겠지만 현재로선 도나네맙 승인에 대한 학계의 전망도 제법 긍정적입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치매 정복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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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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