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자 대장동 분양대행업자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이 박 전 특검 소환 조사에 앞서 연이어 측근을 소환하면서 막판 ‘혐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16일 이기성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 12일 양재식 전 특검보에 이은 측근 조사다. 검찰이 이씨를 상대로 조사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박 전 특검과 대장동 민간업자 사이 청탁이 실제 오갔는지 여부다. 또 그 대가인 50억원의 지급 방식이 논의된 경위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씨는 최근 검찰에 ‘2020년 하반기쯤 박 전 특검이 김만배씨로부터 약속받은 50억원을 대신 받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특검이 이런 방안을 허락해 본인이 김씨에게 50억원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다 (내가) 진술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 전 특검과 최근 연락을 했으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반면 이씨는 다시 점심 식사 후 다시 청가로 들어가면서 “김씨가 계속 50억원을 주기로 했다고 떠들면서 ‘주고 싶어도 줄 방법이 없다’고 하기에 웃으며 ‘그렇게 방법이 없으면 날 달라’고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가 ‘왜 네가 갑자기 50억원을 갖고 그러느냐’라고 하기에 ‘원래 50억원을 줄 생각이 없었나 보다’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에피소드로 생각했는데, 마치 내가 50억원을 받기로 지시 받은 것처럼 보도됐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11월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도록 해주겠다며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건물 등을 약속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 최종 불참하고, 대신 프로젝트라이낸싱(PF) 대출에만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만 제출한 데 따라 박 전 특검이 약정받은 금품 규모가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박 전 특검이 2015년 7월~2016년 11월 화천대유 고문 재직 당시 급여 명목으로 받은 2억5000만원과 딸이 화천대유에서 빌린 11억원이 약속ㅂ다은 50억원의 일부라고 의심한다. 박 전 특검의 딸은 2021년 6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