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하지정맥류, '수술해야 낫는다'는 편견…보존치료로 충분할 수도 [건강 팁]

■ 조은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하지정맥류 환자 연평균 7% 증가…2020년 21만명

생활습관 변화와 압박요법·약물요법 우선적으로 고려

혈관내치료, 절개수술보다 합병증 적고 회복기간 짧아

미용 및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간편한 시술법이 개발되면서 하지정맥류 진단과 치료 건수 모두 급증하는 추세다. 이미지투데이미용 및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간편한 시술법이 개발되면서 하지정맥류 진단과 치료 건수 모두 급증하는 추세다. 이미지투데이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얇은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다리에 있는 혈액을 심장까지 잘 보내지 못하는 질환이다. 특히 피부의 색소침착이나 경화증 또는 궤양 증상이 나타난 심한 형태를 ‘만성정맥부전’이라고 부른다. 하지정맥류는 만성 정맥질환 중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다. 과거에는 수술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라 크게 이상이 없다면 별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미용 및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간편한 시술법이 개발되면서 진단과 치료 건수 모두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6년 16만 2000명에서 2020년 21만 2000명으로 4년새 30.9% 늘었다. 연평균 환자수 증가율은 7%로 집계됐다.

만성정맥질환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정맥 안에 있는 판막에 문제가 생겨 혈액이 역류하는 것과 이차적으로는 깊은 정맥 혈전증으로 인해 정맥이 막히는 것을 들 수 있다. 만성정맥질환 환자는 정맥이 제대로 순환하지 않으므로 하지의 정맥압이 높아지는 ‘정맥 고혈압’이 발생한다. 또 다리에 보기 흉한 혈관이 두드러지는 증상과 함께 오래 서있을 때 다리에 통증, 무거움, 부종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만성 정맥부전에 의해 피부경화증, 정체피부염, 하지궤양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를 진단할 때는 정확한 방법으로 시행된 혈관초음파검사를 통해 정맥의 역류를 확인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환자는 서있는 자세로 검사를 받고, 원위 부정맥의 역류를 유발하기 위해 특정한 압박 방법을 이용한다.

하지정맥류(왼쪽)와 만성정맥부전이 나타난 모습.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하지정맥류(왼쪽)와 만성정맥부전이 나타난 모습.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대부분의 하지정맥류는 수술이 아닌 생활습관의 변화, 압박요법, 약물요법 등의 보존치료가 가능하다. 생활습관 변화를 위해서는 평소 자주 걷는 등 주기적 운동을 통해 종아리 근육을 향상시켜야 한다. 정맥혈이 심장으로 비교적 쉽게 되돌아갈 수 있도록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자주 들어주는 것도 좋다. 특히 만성정맥부전 환자는 2~4시간 마다 10~15분씩 다리를 심장보다 30cm 정도 높게 들어주면 궤양치유에도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다리 외상을 피하고 다리에 혈액이 몰리지 않도록 지나치게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압박요법은 처방 받은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압박붕대를 사용해 정맥고혈압을 억제하고 근육을 향상시키는 치료방법이다. 만성정맥부전 환자는 이를 통해 피부변색이나 궤양 치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약물요법은 여러 약제를 통해 부종, 궤양, 피부병변을 포함한 주관적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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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환자는 혈관내 치료(왼쪽) 또는 절개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하지정맥류 환자는 혈관내 치료(왼쪽) 또는 절개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보존치료만으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혈관내 치료나 절개수술을 통해 역류가 있는 정맥을 제거하는 것이다. 혈관내 치료는 부분마취만 시행한 채 정맥 내에 도관을 삽입해 시술을 마칠 수 있고 절개수술로 인한 통증이나 합병증, 창상이 적고 회복기간이 짧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절개수술은 두렁정맥의 고위결찰술-발거술, 관통정맥 결찰술, 정맥류 제거술로 나뉜다. 수술은 피부를 절개해야 하므로 척추마취나 전신마취로 진행하며, 회복기간이 혈관내 치료에 비해 길다. 다만 두렁정맥이나 그 분지가 피부에 근접하는 환자는 혈관내 치료를 진행할 경우 피부 화상이나 염증,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으므로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정맥 확장이 심하거나 혈관 직경이 큰 환자도 혈관내 치료법의 효과가 높지 않으므로 절개수술이 추천된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면 육안으로 하지가 붓기 때문에 이를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정맥류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생명이나 하지를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다. 보존치료만으로 충분히 나을 수 있는 질환이므로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보인다면 병원에 방문해 어떤 형태의 하지정맥질환인지 정확한 검사를 받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길 권장한다.

조은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조은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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