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연기금 운용사로 꼽히는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All Pension Group)이 네이버와 카카오(035720) 등을 상대로 주주 관여 활동을 펼치겠다고 예고하면서 향후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박유경 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18일 “네이버는 국내 기업 중 상호주가 가장 많다”며 “기업이 상호주를 형성하면 전체 지분 구조에서 소수 주주의 비율이 줄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APG 측은 그러면서 네이버(NAVER(035420))를 상대로 한 주주관여 세부 내용을 내년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향후 행동주의 활동을 시사했다.
상호주란 기업이 자사주 등을 활용해 상대 기업과 맞교환 한 주식을 뜻한다. 상대 기업과 영업 등에서 동맹을 맺기 위해 이 같은 방식으로 전략적 제휴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상호주를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경제개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2년 자사주 거래를 통해 우호 주주를 확보한 상장사 중 네이버의 거래건 수(7건)와 거래 금액(1조4872억 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네이버는 2017년 6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5000억 원 규모 지분 교환을 단행한 데 이어 2020년 CJ대한통운(000120)·CJ ENM(035760)·스튜디오드래곤(253450)(총 6000억 원), 2021년 신세계(004170)·이마트(139480)(총 2500억 원) 등과 주식을 맞교환해 이들 기업 주식을 현재도 보유 중이다.
신생사 중 대기업 반열에 오른 카카오 등 다른 회사들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2019년 10월 SK텔레콤과 3000억 원 규모로 지분을 맞교환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계열사 수는 127개에 달하고 있다.
앞서 APG는 올 2월에도 KT에 상호주 취득과 관련해 주주가치를 개선하라는 서신을 발송했으며 KT는 이 제안 중 일부를 수용한 바 있다. KT는 2022년 현대차·현대모비스와 약 7500억 원 상당의 지분 맞교환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