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곧 만기인데 급전 필요"…예담대 200억 껑충

4대 시중銀, 6월잔액 1조9616억

작년부터 고금리 예적금 인기 속

급전 필요한 차주 우회로로 부상

DSR 벽에 막힌 신용대출도 한 몫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예적금담보대출 잔액이 최근 6개월 새 200억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급전이 필요한 차주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초과로 대출 한도가 부족하거나 가입했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만기를 유지하고 싶은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이달 9일 기준 예적금담보대출(개인 기준, 청약통장 제외) 잔액은 1조 9616억 6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잔액인 1조 9401억 2800만 원보다 215억 3300만 원 늘어났다.





지난해 말 이후 예담대는 소폭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잔액은 올 1월 1조 8716억 4100만 원에서 2월 1조 8921억 4700만 원, 3월 1조 8482억 7400만 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4월(1조 8691억 6700만 원)부터 다시 늘면서 5월에는 1조 9074억 6100만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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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대는 차주가 가입한 예적금 잔액의 95~100%까지 대출 가능한 상품이다. 대출 기간은 담보 상품의 만기일까지이며 대출금리는 이용하고 있는 수신 상품 금리에 연 1.00~1.25%포인트를 더한 금리로 적용된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1금융권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기준 예적금 최고 금리가 연 5% 안팎까지 뛰었던 점을 고려할 때 고금리 수신 상품 가입자 중 만기를 유지하고 싶지만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예담대에 몰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금 상품 금리는 최고 3.69~3.75%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으로 가입을 많이 하는데 급전이 필요하지만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아 중도 해지하기 아깝거나 적용받은 높은 금리를 끝까지 유지하고 싶은 차주 위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 만기 1~2년짜리 상품에 가입했던 차주들이 예담대를 사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1%대 안팎으로 저금리였기 때문에 정기예금금리도 2% 안팎으로 높지 않았다. 한국은행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예금은행의 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1.84%, 2월은 1.92%, 3월에는 1.94%였다. 가령 2%대 금리의 예금에 가입했다면 예담대금리는 3~3.25% 수준이다. 현재 연 5%대의 신용대출보다 예담대를 이용하는 게 차주 입장에서는 상환 부담감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평균 신용대출금리(서민금융 제외)는 5.23~5.78%다.

DSR 규제도 일부 영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예담대의 경우 매달 내는 이자분만 DSR 산정에 포함된다. 따라서 DSR 초과로 일반 신용대출 한도가 부족한 차주라면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이 없거나 근로소득이 없는 차주라면 일반 대출 상품의 대안으로 예담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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