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50대 남성 교사가 여학생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체포됐다. 피해자는 최소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에도 다른 여학생을 성추행했고 15년 전에는 수업 중 여학생들의 치마 속이나 신체 특정 부위를 카메라로 찍어 여러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학교는 교육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가해자가 같은 학교에서 또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20일 교도통신·FNN 프라임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카이시 59세 교사 미쓰케 사교가 강제추행 혐의로 체포돼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4월부터 지난달에 걸쳐 근무하는 초등학교 과학실 등에서 여학생의 가슴을 만지는 등 음란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미쓰케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학교에서는 최소 10명의 여학생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앞으로 피해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학교 측은 지난달 31일 전교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사카이시 교육장과 교장이 사과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와 아동 심리 치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별도로 지난해 다른 여학생이 “(선생님이) 머리를 쓰다듬거나 몸을 가까이 한다”며 학교에 불편을 알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교장과 교감은 미쓰케를 ‘지도’하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지었고 교육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올해 새로 부임한 교장과 교감에게도 이런 내용을 전달하지 않는 등 허술한 대응으로 일관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학교 내에서 성범죄로 문제가 발생하면 교장은 즉시 시 교육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교장이 이를 묵살한 탓에 가해자는 이후로 학교에 계속 근무했고 급기야 지난달 또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더구나 미쓰케는 15년 전에도 음란 행위로 자택 대기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후쿠이 시내 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당시 수업 중 여학생의 치마 속이나 가슴 등을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여러 학부모들의 항의가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음란 행위로 보이는 사안을 학생들과 보호자로부터 수차례 들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들은 사실상 그의 범죄를 덮어준 학교 측에도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후쿠이TV는 “지난해 가을 여학생의 피해 사례가 교육위원회에 보고됐다면 강제추행 사건으로 번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여학생의 보호자 중 한 명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학교와 교육위원회가 사실을 밝혀젔으면 좋겠다”며 “음란 행위를 한 교사를 엄중하게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케다 요시타카 사카이 시장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해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파견 상담을 주 1회에서 매일 배치하고 상담사 증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