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휴가철 불청객 '식중독'…길거리 음식 NO, 충분한 수분 YES [헬시타임]

■엔데믹 맞아 여행 수요 급증

해외 여행 시 '여행자 설사' 주의해야

길거리음식 피하고 위생 관리 철저히

중동·아프리카·멕시코 등 고위험국가

국내 여행지서 날어패류 섭취땐 주의

식중독시 수액 및 전해질 등 수분보충

병원서 전문적 진료와 치료 꼭 받아야

사진 설명사진 설명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 휴가철. 한국을 떠나 새로움을 경험하고 싶던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휴가를 맞아 3박 4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했다. 둘째 날 저녁 야시장에서 우육면과 돼지 고기를 먹은 박 씨는 배탈이 났다. 밤새 속이 더부룩하고 구토·설사 등으로 밤 잠을 설쳤다. 박 씨는 다음날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이온 음료로 버티다가 귀국했다. 배탈로 일정에 차질이 생긴 박 씨는 이번 휴가부터 상비약을 챙겨가기로 했다. 20대 직장인 김 모 씨도 중국 야시장에서 음식을 먹고 설사를 하고 복통에 시달렸다.

이달 1일부터 대부분의 방역 조치가 해제되며 본격적인 엔데믹 국면에 돌입하자 국내외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성인남녀 835명을 대상으로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80% 이상이 휴가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가 계획이 있다고 한 이들은 계획으로 해외여행(43.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국내여행(30.9%)과 호캉스(14.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마스크 착용과 격리 의무가 해제되는 등 올해 들어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됐고,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것이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여행을 갔다가 예상치 못한 복통과 설사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물갈이’로 불리는 ‘여행자 설사’ 때문이다. 여행자 설사는 여행지의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감염돼 배탈이 나는 것을 말한다. 주요 원인은 여행지에서 세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로 인한 대장균 감염이다. 수도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물을 마셨을 때 설사가 발생하기 쉽다. 여행객은 유해균에 내성이 없는 경우가 많아 구토·복통·발열·혈변이 나타나며 사흘 정도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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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설사를 예방하려면 현지 유해균 노출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길거리 음식 섭취를 피하고, 모든 과일과 채소는 껍질을 벗기거나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한다. 물은 위생 검사를 거쳐 포장 처리된 것만 마시고, 수돗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얼음도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다. 여행자 설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여행자 설사 고위험 국가인 중동·아프리카·멕시코·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를 여행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도 주의해야 한다. 통상 이 식중독은 살모넬라에 오염된 육류나 계란 등을 먹은지 8시간 이후 주로 발병한다. 38℃ 전후의 미열이 생기며 설사를 하게 되는데, 계란 등을 조리 할 때 고온에서 충분히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계란이나 닭 등을 만진 후 손과 도마, 조리 기구를 깨끗이 씻는 것도 살모넬라 식중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중독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시행돼야 할 치료는 수액과 전해질의 보충이다. 액체를 마실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수분 보충이 효과적인 치료가 된다.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 현상이 매우 심하거나 의식이 저하된 경우 병원에 방문해 정맥주사를 이용한 수액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줘야 한다. 저항력이 약한 유아나 노인, 병약자들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설사, 고열, 복통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에서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사제 사용은 유의해야 한다. 식중독 치료는 대부분 수액 공급과 전해질 보충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하다. 다만 항구토제나 지사제의 사용은 주의가 필요하다. 설사를 멎게 해주는 지사제는 경우에 따라서 증상과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지사제는 설사를 멎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의 운동을 멈추게 하는 약으로, 장운동이 멈추게 되면 장 내에 머무는 독소와 세균이 모두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장 내에서 증식하게 된다. 식중독은 발열, 혈변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임의로 먹는 지사제 대신, 열이 심하거나 2차감염이 우려되는 고위험군의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식중독에 의한 설사가 지속될 경우 ‘탈수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간혹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독소의 배설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평소보다 물 섭취량을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등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식중독균은 10~40도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므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절대 안된다”며 “특히 연일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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