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일본에서 현지 콘텐츠 업체와 손잡고 무공해차량(ZEV) 시대에 맞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지난해 5월 도쿄에 체험형 전시장을 열면서 12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차(005380)가 전기차·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ZEV 문화의 확산으로 고객 층을 넓히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현대차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기업인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과 ZEV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선도와 공동 서비스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고객의 취향을 철저히 분석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CCC와 함께 현대차가 추구하는 ZEV 문화를 확산해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문화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는 CCC는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서점으로 유명한 쓰타야서점 등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와 CCC는 지속 가능성이 요구되는 모빌리티 시대에 맞춰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고객 경험을 함께 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글로벌 체험 플랫폼 구축을 3대 주요 협업 분야로 선정했다.
현대차는 23일부터 CCC가 운영하는 도쿄의 다이칸야마 티사이트에서 현대차의 차량 공유 서비스, 모션(MOCEAN)을 운영한다. 티사이트는 쓰타야서점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제안형 상업 시설이다. 고객들은 티사이트에서 현대차의 충전 설비와 아이오닉 5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양 사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협업도 진행한다. 고객들이 풍부한 전기차 경험을 할 수 있도록 ‘EV 체험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수입차 무덤’으로 불린다. 2021년 기준 일본에서 팔린 신차 가운데 수입차의 비중은 6%대에 불과하다. 현대차도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가 판매 부진 탓에 2009년 말 승용차 판매를 중단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지난해 2월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더딘 일본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도쿄 패션 1번지인 하라주쿠에 ‘현대 하우스 하라주쿠’를 열고 아이오닉5와 넥쏘 전시를 시작한 데 이어 6월에는 일본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도쿄 마루노우치에 전기차·수소전기차 체험 공간인 ‘현대모빌리티 라운지 마루노우치’도 오픈했다. 후쿠오카와 간사이에도 시승·체험 공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