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울병원이 개원 4년만에 처음으로 헬리포트를 가동해 제주도에서 헬기로 이송된 응급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지난 19일 이대대동맥혈관병원 개원에 맞춰 구축된 익스프레스(EXPRESS·Ewha Xtraordinary PREcision Safe AORTIC Surgery) 시스템과 헬기 이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려 응급 혈관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낸 성공 사례로 평가 된다.
23일 이대서울병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송석원 심장혈관외과 교수팀이 제주도 서귀포의료원에서 급성하행대동맥박리 진단을 받고 전원 의뢰된 80대 여성 A씨를 헬기로 이송해 고비를 넘겼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A씨는 복통으로 서귀포의료원 외래를 찾았다가 CT(전산화단층촬영) 촬영 결과 급성하행대동맥박리가 발견됐다. 급성하행대동맥박리는 대동맥 혈관 내부 파열로 대동맥 혈관 벽이 찢어져 생기는 초응급질환으로 대동맥 전문가에 의한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국내 최고 대동맥수술 전문가로 손꼽히는 송 교수팀은 전원 의뢰를 받고 시스템을 가동해 즉시 준비에 들어갔다. 익스프레스 시스템은 외부에서 대동맥질환 환자 전원 연락이 오면 의료진 및 행정파트까지 문자가 전송돼 환자 도착 전에 수술 준비를 마친 뒤 환자가 도착하면 바로 수술장으로 이동 가능한 시스템이다.
광주에서 출발한 헬기가 제주공항에서 A씨와 보호자를 태워 이대서울병원 옥상 헬리포트에 안착한 건 19시 50분경이었다. 송 교수팀은 즉각 응급중환자실(EICU)에 이송해 약물 치료를 시행했고 A씨는 안정을 찾았다. 전원 환자 케어를 담당한 이해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이대대동맥혈관병원 개원과 함께 준비했던 모든 과정을 무리없이 침착하게 해냈다”며 “타부서들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 이송 과정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원팀을 통해 응급환자가 신속하고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 옥상 헬리포트는 서울시내 유일하게 항공청의 허가를 받은 옥상헬기장이다. 또한 병원이 위치한 서울 강서구는 고도제한이 있어 헬기가 뜨고 내리는데 용이해 헬기에서 응급 환자를 그대로 수술실로 이동시켜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가 가능하다.
임수미 이대서울병원장은 “최근 진료를 개시한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은 향후 헬기를 통해 365일 24시간 응급환자를 전원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할 계획”이라며 “이대뇌혈관병원과 개원과 맞물려 응급 뇌혈관, 대동맥 환자 관리의 기준점이 되는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