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 13조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붓던 외국인이 최근 닷새간 돌연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지수도 사흘 만에 2600선이 무너지고 2570선까지 밀렸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872억 원어치를 팔아치워 닷새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달 19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이 순매도한 코스피 주식 금액만 1조 1354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6월 들어 16일까지 6730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다 19일을 기점으로 대량 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코스피지수도 20일 이후 3거래일 만에 2500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91% 내린 2570.1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도 홀로 762억 원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4포인트(0.18%) 내린 874.84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장기화와 추가 긴축 우려가 외국인투자가들의 차익 실현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2일(현지 시간) 상원에 출석해 올해 두 차례 정도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영국·스위스·노르웨이·튀르키예 등 유럽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다만 상당수의 전문가는 한국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최근 잇따라 상향되는 만큼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 지표에서 경기가 바닥을 지나는 징조가 발견되고 있다”며 “주가가 고평가 부담을 덜면 외국인 순매수세가 다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