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수출 드디어 반등하나…무역적자 터널도 끝 보인다[뒷북경제]

6월 1~20일 수출 1년전보다 5.3%↑

지난해 10월 이후 줄어들던 수출 반등 기대

승용차와 선박 2배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와 대중 수출도 조금씩 살아나

무역적자도 2021년 12월 이후 가장 작아

수출 월말 몰리는점 고려하면 무역흑자 가능성도





6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5% 넘게 증가했습니다.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무역수지도 적자 폭을 줄였습니다. 수출 감소는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1년 3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한국 수출을 이끌고 반도체 및 대중(對中) 수출 부진도 다소 완화하며 수출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8억 9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습니다. 수출액이 1∼20일 통계상 증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3.7%)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와 선박의 수출액이 2배 이상 불어나며 반도체 부진을 메웠습니다. 승용차 수출액은 33억 6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10.1% 늘어났고 선박 역시 17억 51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8.7% 증가했습니다.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반도체 역시 빛이 조금씩 보이는 모양새입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48억 6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23.5% 쪼그라들었지만 4월(-41.0%), 5월(-35.6%)보다는 감소 폭을 줄였습니다. 이외 자동차 부품(15.1%)의 수출은 늘었고 석유제품(-36.0%), 컴퓨터 주변 기기(-14.6%)는 줄었습니다.





국가별로도 미국으로의 수출이 1년 전보다 18.4% 증가한 57억 76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36억 달러로 26.4% 늘어나는 등 견조한 흐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던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대(對)중국 수출액은 66억 7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5% 줄었지만 감소 폭이 3월(-33.1%), 4월(-26.5%), 5월(-20.8%)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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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수출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불황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데다 자동차와 대미국 수출 흐름이 나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이 1년 전보다 2.0% 줄어들었지만 이달 조업일수가 1년 전보다 하루 더 많다는 점도 수출 반등에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만약 이달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한다면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입니다.

수출 반등뿐 아니라 무역흑자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6억 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21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입니다. 원유(-34.0%), 가스(-8.8%), 석탄(-34.3%) 등 에너지 수입액이 1년 전보다 크게 감소한 결과입니다. 지난달 월간 적자 규모가 21억 2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15억 7700만 달러) 이후 최소를 기록하는 등 무역적자 규모는 점점 줄어드는 양상인 데다 통상 월 중 큰 변동 없이 일정한 흐름을 보이는 수입과 달리 수출은 월말이 될수록 불어나는 흐름을 보이는 점도 이번 달 무역흑자를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이달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되면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입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이 서서히 올라오며 꽁꽁 얼어붙었던 수출에서도 조금씩 반등세를 보이는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 대책 회의에 참석해 회의 의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 대책 회의에 참석해 회의 의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출 기업들도 3분기 수출 회복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날 ‘3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지수(EBSI)’가 108.7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EBSI는 기업들이 전망한 다음 분기 수출 예상 지표로 기준점(100)보다 높으면 수출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더 높다는 의미입니다. 3분기 전망(108.7)은 2분기(90.9) 대비 17.8포인트 올랐습니다. EBSI가 100을 넘은 것은 2022년 1분기(115.7) 이후 6개 분기 만입니다.

특히 반도체는 EBSI가 128.5로, 전 분기 51.6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등으로 공급량 조절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 둔화와 하반기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로 수출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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