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에 입주물량까지 급증하며 ‘마피’(마이너스프리미엄) 거래가 이어지던 인천의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자 분양권도 분양가 이상으로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 다만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 가격 상승에는 제한이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전용면적 98㎡의 분양권이 이달 9억 4000만과 9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분양가는 8억 7000만~8000만 원였다. 2년 전 분양 당시에는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7000만 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현재 이 단지의 매도자들은 프리미엄을 1억 원 이상 붙여 내놓고 있다.
9월에 입주하는 ‘송도국제도시디에트르시그니처뷰’ 전용 114㎡의 분양권 역시 지난달 27일 9억 85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19년 분양가 8억 5000만 원보다 1억 3000만 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송도신도시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A씨는 "송도 집값이 지난해 워낙 급하게 떨어지다 보니 2~3년 전 높게 책정된 분양가보다 분양권이 더 저렴하게 나오는 사례도 상당수 있었다”며 “다만 올해 4월부터 인근 매매 가격이 반등하면서 ‘마피’ 분양권은 종적을 감췄다. 최소 몇 백만원이라도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나오고 있고 거래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도는 4월부터 전매제한이 6개월로 대폭 단축돼 분양권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피’가 사실상 사라졌단 설명이다.
지난해 ‘공급 폭탄’에 몸살을 앓았던 검단신도시도 분위기가 사뭇 바뀐 모습이다. 인천 서구 당하동 ‘검단신도시모아미래도엘리트파크’ 84㎡ 올해 초만 하더라도 4억 원 수준인 분양가보다 낮은 3억 9000만 원까지 하락한 가격에 분양권이 거래됐지만, 5~6월에는 4억 3000만~4억 6000만 원 사이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인천 구도심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미추홀구 주안동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84㎡는 2020년 6월 5억 3000만 원 수준에 분양했지만, 올해 2월 초 고층 분양권이 5억 1150만 원에 ‘마피’로 거래됐다. 하지만 4월에는 5억 6200만 원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인천 아파트 ‘마피'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수도권에서 가장 크게 떨어졌던 인천 집값이 최근 반등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2.7% 하락했는데, 특히 송도가 포함된 연수구(-16.2%)는 낙폭이 가장 컸다. 다만 인천은 올해 들어 저점 인식이 확산되고 매수 수요가 늘며 하락세가 둔화된 뒤, 5월 중순 수도권서 가장 먼저 상승전환에 성공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한 집값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인천 아파트 구매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며 “매매 하락세가 멈추니 자연스럽게 신축 분양권 가격도 분양가 이상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슐랭 연재’ 구독을 하시면 부동산 시장 및 재테크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