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체들이 단백질 시장에서 저출산·고령화 사회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젊은 소비자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뼈 및 근육 건강을 위해 단백질 식품을 구매하는 중장년층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체중관리를 하려는 수요까지 겹치며 매출이 증가하자 탄산음료부터 초콜릿 등 일상 간식으로 제품군도 확대되는 추세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4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건강 관리를 위해 단백질 음료 등 관련 식품을 찾는 중년층 수요가 지속 되고 있는 데다, 엔데믹 후 맞는 첫 여름휴가에 다이어트족까지 몰리면서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GS25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5일까지 단백질 음료와 단백질 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16%, 56%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기온 상승과 더불어 체중을 관리하려는 고객을 중심으로 단백질 식품 매출은 더 크게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0년대 후반까지 단백질 시장은 800억 원대에 정체돼 있었다. 요양원 등 시설에서 노인들의 뼈 건강을 위해 제공하는 등 '성인용 분유'로 인식돼 소비층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 매일유업(267980) '셀렉스'를 시작으로 일동후디스 '하이뮨' 등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단백질 음료가 나오면서 시장규모가 4000억 원대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바나나·초콜릿 등을 넣어 맛을 다양화하고, 일상에서 간단하게 섭취할 수 있는 스낵바나 음료 형태로 라인업을 넓힌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빙그레가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 제품군을 음료에서 ‘더단백 팝칩’ 등 스낵으로 넓힌 게 대표적이다. 매일유업도 이달 '셀렉스 프로핏 스파클링'을 출시하고 셀렉스 제품군을 일반 음료로까지 확대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운동 후 즐기는 단백질 음료뿐 아니라, 일상에서 즐기는 단백질 음료 시장까지 잡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이날 식물성 음료 브랜드인 '얼티브'에서 단백질 함량을 높인 '얼티브 비건 프로틴'을 내놨다. 단백질은 물론 비건 트렌드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얼티브 비건 프로틴 한 팩에는 달걀 3.5개 분량에 맞먹는 단백질 21g이 함유됐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단백질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저출산 기조에 주 타깃 고객층이 고령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의 경우 흰 우유 매출이 2020년 3140억 원에서 지난해 3400억 원으로 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셀렉스 매출은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두 배 뛰었다. 국내 우유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셀렉스 매출은 빠른 시일 내에 흰 우유 매출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유 시장 강자 일동후디스 전체 매출에서도 지난해 단백질 브랜드인 하이뮨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시장 전망이 밝자 업종을 넘어 경쟁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림은 지난 4월 닭가슴살과 곡물을 접목한 단백질 브랜드 '피플러스 프로틴플러스'를 출시했다. 삼양식품(003230)도 올해 초 식물성 단백질 음료 '프로틴드롭'을 출시하며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