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회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회계법인들은 3분기 금융위원회의 ‘ESG 공시 제도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2025년 자산 2조 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2030년에는 전체 상장사를 상대로 ESG 공시를 각각 의무화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문상원 삼정KPMG 파트너(상무)는 “일부 중소기업은 온실가스 배출 측정 장비를 설치할 여력이 없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며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삼일PwC는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ESG 데이터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 2월 통합 플랫폼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선보였다. 삼일PwC는 공시·평가 준비, 경제적 가치 환산 등 기업의 전반적인 ESG 경영을 지원하는 종합 관리 시스템으로 이 플랫폼을 꾸렸다. 삼정KPMG도 이달 19일 ESG 공시를 돕는 플랫폼 ‘ESG 링크’를 출시하며 관련 사업에 합류했다. 기업들은 ESG 링크에서 위험 관리는 물론 공시 규제 별 표준 지표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지난달 2일 기존 ESG 센터 산하에 ‘ESG 공시·인증 연구 태스크포스(TF)’를 별도로 설치했다. 이 TF는 ESG 전략 수립, 공시·인증, 시스템 개발 등 각 분야에서 선발된 2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딜로이트안진은 4월 19일 ‘ESG 관리’를 주제로 기업 임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2021년 ‘ESG임팩트 허브’라는 전담 조직을 도입한 EY한영은 최근 관련 인력을 50여 명으로 늘렸다. EY한영은 지난해 10월 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와 함께 기업 ESG 임직원과 연구자를 위한 세미나도 주최했다.
ESG 지원 사업이 회계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전문가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일PwC는 16일 파트너 승진 인사를 발표하면서 “ESG 공시, 기후 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의 전문가를 대거 포진시켰다”고 설명했다. 삼정KPMG도 21일 신임 파트너 33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ESG 전문가를 포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