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고위 임원을 소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28일 오전 신현옥(55) KT 경영관리부문장(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신 부문장은 KT그룹의 시설관리 부문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도록 강요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강요 등)를 받는다.
신 부문장은 검찰에 출석하며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홍보실을 통해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검찰이 확보한 신 부문장과 KT텔레캅 고위 관계자의 통화 녹취록에는 신 부문장이 "하청업체 KDFS에 일감을 몰아주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관계자가 "내용을 문서화해 다시 지시해달라"며 난감해하자, 신 부문장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압박하는 내용도 녹취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보다 앞선 시점에도 신 부문장이 KDFS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계열사 임직원들을 여러 차례 압박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에 신 부문장을 상대로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한 구체적 경위, 이 과정에 구현모(59) 전 KT 대표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부문장은 2020년 구 전 대표 취임과 맞물려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구 전 대표, 남중수(68) 전 대표 등과 친분이 두터워 이른바 'KT 이권 카르텔'의 핵심 인물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KT그룹은 구 전 대표 취임과 함께 시설관리 일감 발주업체를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꿨다.
발주업체가 된 KT텔레캅은 기존에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신 부문장 등 관계자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구 전 대표도 소환해 일감 몰아주기에 관여했는지, 이를 통해 발생한 KDFS의 수익이 KT그룹 고위 인사들에게 '반대급부'로 제공됐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