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가격을 내린 부분에 맞춰 라면값을 인하하라’는 정부의 압박에 삼양식품 등 라면 3사가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삼양식품은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
삼양라면(5입)의 경우 할인점 판매가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2% 인하된다. 또 짜짜로니(4입)는 3600원에서 3430원으로 4.7%, 열무비빔면(4입)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3% 가격이 내려간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해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양식품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불닭볶음면은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출 비중이 큰 제품으로 국내와 해외 가격을 맞춰 운영해야 하고, 국내 가격 인하 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지난 27일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4.5%, 6.9% 각각 인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신라면 1봉지는 950원에, 새우깡은 1400원에 판매된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국민 라면과 국민 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라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라고 밝혔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이번 라면 가격 인하 결정은 2010년 원재료값 하락으로 제품 가격을 내린 이후 13년 만이다.
지난 5월 라면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보다 13.1%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국제 곡물 가격 하락을 이유로 기업들에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했다. 2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계에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청하며 압박이 거세졌다.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반기(7∼12월) 식품 가격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올해 우유 원유가 L당 69∼104원 오를 예정이어서 우유 1L짜리 소매가가 3000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업계는 다음 달 1일부터 수입 캔맥주 가격을 7∼15% 인상하고, 4캔 기준의 묶음 판매 할인가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올린다. 편의점에서 돼지바와 죠스바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르는 등 아이스크림과 커피, 주스, 통조림 가격도 최대 25% 오른다. 매일유업도 다음 달 1일부터 치즈 등의 가격을 최대 15.6%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