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불투명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BSI는 7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 산업 BSI는 2월 69에서 3월과 4월 72, 5월 76으로 서서히 개선되는 흐름이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종별로 (체감경기가) 상이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먼저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과 같은 72를 기록했다. 대기업(4포인트)과 내수기업(4포인트)이 상승했으나 중소기업(-4포인트)과 수출기업(-3포인트)가 하락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7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도체 가격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 부진과 반도체 설계업체의 업황 부진 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인프라 투자 증가로 케이블 수요가 늘면서 전기장비(12포인트)가 개선됐고 기초화학물질 제품 수요 증가로 화학물질·제품(5포인트)도 회복돼 하락 영향을 상쇄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 파운드리 납품업체 간 경쟁이 싱화됐고 반도체 설계나 기판 제조 등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기업 실적이 많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비제조업 BSI는 77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고객 수요가 줄면서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 11포인트 내렸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 도소매업도 3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동결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전기·가스·증기에서도 10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코로나 완화로 해외여행객 로밍 수요가 늘면서 정보통신업만 5포인트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