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로 가는 과정에서 한 고비 넘어섰다는 평가가 업계 일부에서 나온다. 삼쩜삼의 주민등록번호 처리 방식을 두고 일각에서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정부는 8억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세무사 단체와 빚어지는 충돌은 여전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해석도 많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삼쩜삼(자비스앤빌런즈)에 대해 과징금 8억 5410만 원과 과태료 1200만 원을 부과했다. 법령에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보관해 개인정보 보호법 제24조의2를 위반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그 동안 삼쩜삼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제공 받아 홈택스 로그인을 하고 세무대리인 수임 동의와 환급신고 대행 등을 수행해왔다. 현재는 환급신고를 대행할 때만 주민등록번호를 받고 회원 탈퇴까지 보유한다.
하지만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는 게 개보위 판단이다. 현재 개인정보 보호법 제24조2는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해 명백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제 3자가 주민등록번호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규정과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세청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단순 전달하고 즉시 파기할 경우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다. 즉 세무대행을 위한 주민등록번호 처리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삼쩜삼에 주민등록번호 단순 전달 후 파기, 저장·보유 금지 등 시정조치를 함께 내렸다.
삼쩜삼 입장에서 개인정보처리 이슈는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혀왔다. 만약 개보위가 삼쩜삼이 사용자 동의를 받아도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해 처리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면 당장 사업을 접어야 할지 모를 위기로 평가됐다. 특히 올 하반기 IPO를 앞두고 있던 탓에 개인정보 처리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 개보위 판단으로 개인정보 처리 과정만 개선할 경우 관련 이슈에 대한 부분은 한시름 덜게 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8억 원이 넘는 과징금은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여지긴 할 것”이라면서 “다만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된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국회 유니콘팜도 논평을 통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지적받은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며 “개보위의 가이드에 맞춰 더 강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