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최근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 펀드가 2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AI 관련 업종이 증시 주도주로 자리잡은 데다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기미를 보여 해당 펀드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의 헤지형 ‘한국투자 글로벌 AI&반도체 TOP10 펀드’는 3월 27일 설정 이후 이달 29일까지 21.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같은 기간 5.59%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탁월한 성과를 낸 셈이다. 이 펀드는 5월 3일부터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포스증권(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투 글로벌 AI&반도체 TOP10 펀드는 AI와 반도체 산업 대표 종목 10개를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대표 기업은 한투운용이 자체 개발한 AI·반도체 분야 글로벌 리서치, 뉴스, 기업 문서 등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선별한다. 시스템이 빅데이터에 기반해 100종목을 추리면 펀드 운용역이 이 중 10개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때 고려되는 기준은 시장점유율과 독점 플랫폼 보유 여부, 네트워크 효과, 전환 비용 등이다.
펀드 운용은 코어와 전략 포트폴리오로 구분해 관리한다. 코어 포트폴리오는 AI와 반도체 핵심 분야별 대표 종목 10개로 구성한다. 전략 포트폴리오는 각 분야 대표 종목은 아니어도 평가 점수가 높아 앞으로 대표 종목이 될 수 있는 후보 그룹을 담는다. 이달 20일 기준으로 TSMC(8.69%), 애플(8.44%), 엔비디아(8.31%), ASML(8.09%), 삼성전자(005930)(8.14%) 등이 펀드 구성 종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투운용은 대체 불가능한 플랫폼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앞으로 이 펀드의 수익률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투운용은 환헤지형 상품이 히트를 치자 4월에는 언헤지형을, 6월에는 미국달러형을 각각 추가로 설정하기도 했다.
김현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은 “챗GPT 열풍에 시장 성장의 수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에 집중된 것처럼 AI와 반도체 산업의 성과도 소수 거대 기업에 돌아갈 것”이라며 “한투 글로벌 AI&반도체 TOP10 펀드는 전 세계 AI와 반도체 분야별 대표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어 장기 성향의 투자자라면 적립식으로 가입하기 좋은 상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