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교정시설 내에서 조사를 위해 수용자를 무분별하게 분리수용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시정을 권고하고 나섰다.
인권위는 22일 법무부장관과 교정당국에 조사수용이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과 제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법무부장관과 교정당국에 권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사수용은 ‘형집행법’ 제107조에 따른 규율위반 등 행위를 한 수용자를 대상으로 징벌부과 이전에 별도의 장소에 분리 수용해 조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앞서 진정인은 2022년 3월 사동 내 폭행 및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신고했지만 가해자가 상반된 진술을 한다는 이유로 교정당국이 오히려 피해자인 진정인도 함께 장기간 조사수용하는 등 신체의 자유를 침해 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반면 피진정 교도소는 해당 사실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로부터 자술서 등을 받았는데 각각의 주장이 상반돼 형집행법 제110조(징벌대상자의 조사)에 규정된 ‘증거 인멸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고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조사 및 분리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사자들과 함께 생활하던 참고인 수용자 2명도 진정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인권위는 단지 수용자 간의 상반된 주장을 이유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분리수용이 불가피했다는 피진정인의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분리수용 기간 중 가해자가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으나 ‘진술 번복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진정인에 대한 조사수용을 계속한 것은 신체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조사수용에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인 지침에 반영하고 분리수용 기간 중 행위제한 부과가 가능한 유형을 구체적으로 지침화해 제한이 필요 최소한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무혐의로 밝혀진 조사수용자가 입은 불이익 등을 사후에 완화하거나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