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원색의 핑크 컬러가 특징인 '바비룩' 열풍에 국내 패션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1980년대 문화가 투영된 레트로한 패션 스타일이 "다소 촌스럽다"는 편견을 벗고 Y2K 트렌드와 맞물려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면서다.
30일 LF에 따르면 이달 '빠투'와 '이자벨마랑' 등 신명품 수입 브랜드의 핑크 아이템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300% 늘었다. 핑크 색상의 반팔 티셔츠와 가디건은 다른 색상 대비 2배 이상의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자벨마랑의 '핑크 로고프린트 반팔티' 매출은 더위가 본격 시작된 지난달 전월 대비 매출이 2배 가량 올랐다. LF몰에서 지난달부터 한 달간 '핑크'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LF는 이 같은 현상이 인형 '바비' 이미지를 따라한 패션 코드인 '바비룩' 열풍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LF 관계자는 "팬톤이 올해의 컬러로 '비바 마젠타'를 선정한 데에 이어 많은 스타들의 스타일 뮤즈인 바비의 레트로한 무드가 Y2K의 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길었던 펜데믹과 경기침체 등으로 주춤했던 사회 분위기에 핑크 색상이 새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달 할리우드 스타인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출연한 영화 '바비'가 개봉을 앞둔 것도 바비코어룩 열풍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갭'과 '어그', '보브', '지컷' 등 보유한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 올 여름 키(Key) 색상으로 핑크를 내세웠다. 미국 캐주얼 브랜드 갭은 바비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마텔과 협업해 바비 컬렉션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핑크 볼캡부터 핑크 슈즈, 핑크백까지 핑크 색상의 제품은 물론 바비의 필수품인 플랫폼(통굽) 신발과 반짝이는 큐빅 장식이 달린 가방, 플라스틱 액세서리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