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북스&] '투자변수' 빼곡히 메모…확률과 싸운 '미다스의 손'

■최고의 결정(로버트 루빈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골드만삭스·재무장관 거친 저자

낮은 확률이라도 불확실성 계산

비용·이득 저울질해 위험 최소화

치열하게 고민하는 개미들 위해

'최고의 투자' 낳는 결정방법 소개






‘그때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는데’, ‘월급 받는 대로 삼성전자를 샀더라면 퇴직할 때 노후 걱정은 없을 텐데’, ‘손해를 보더라도 그때 주식을 팔았어야 했다’...

모두 낯설지 않은 고민이다. 주변뿐만 아니라 개인 각자 이런 고민을 안 해봤을 리 없다. 어디에, 얼마를 투자할지 등을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이 이어진다. 치열한 고민의 시간에도 여전히 지갑 사정이 넉넉지 않은 개인들은 최고의 투자 결과를 낳는 경제 전문가들의 결정 방법이 궁금하다. 신간 ‘최고의 결정’은 이같은 개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이다.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연합뉴스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연합뉴스



책은 골드만삭스 공동회장,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빌 클린턴 정부 재무장관, 씨티은행 회장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인 로버트 루빈이 썼다. 18년 만에 나온 신작이다. 그는 1996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주식, 채권 투자에서 10년 연속 최고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최고 수익률을 올리기까지 그가 어떤 과정, 기준을 거쳐 투자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중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루빈이 자신의 경험담을 곁들여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가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항목, 원칙 등을 소개하는 책을 쓴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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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은 책의 원제인 ‘The Yellow Pad’에서 엿볼 수 있듯이 노란 메모지에 가능한 모든 확률, 변수, 비용, 편익을 쓴 후 선택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면 결국 모든 것은 확률의 문제라고 본다.

다만 낮은 확률이라고 해서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다. 그는 책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수년 전 많은 전문가와 사상가는 글로벌 팬데믹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며 “리스크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람이 무심히 생각하게 되고 잠재적 결과는 더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낮은 확률이지만 큰 영향력을 끼치는 위험에 대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다고 해서 무시한 결과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발생 확률이 낮은 위험들 사이에서 그나마 일어날 가능성이 큰 위험들을 구분해 내는 것도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어느 정도 대비해야 최악의 결과에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이 수월하지만 않다. 잠재적 위험이 10년에 한 번 일어날지, 20년에 한 번 일어날지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확률이 낮은 위험들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함에 압도당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실패한 결정으로 이어진다”며 “의사결정권자는 가능한 결과의 확률을 계산하고 그 결과의 범위를 예상한 다음, 손해와 이익을 저울질해서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이 외에도 그는 과도한 자신감에 기반한 결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빈은 자신의 친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주식과 뮤추얼 펀드를 전부 매도한 사례를 꼽았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시장이 붕괴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상황이 불확실성을 높이긴 했으나 시장이 붕괴될 확률이 100%인 것은 아니었다. 반면 친구의 선택은 마치 100%의 확률을 기반으로 해야 합리적일 수 있다.

저자는 “훌륭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문제에 대해 너무 감정적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다”며 “핵심은 감정적으로 먼저 반응하고 자신이 반응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다음, 초반의 충동을 오래도록 참아 가까스로 신중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2만5000원.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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