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에서 열린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차녀 정지수 씨와 백지연 전 앵커의 외아들 강인찬 씨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북한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의 방북 추진 계획에 대해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과 북의 '강 대 강' 대치 속에 북한이 최근 해금강 호텔 등 금강산의 현대아산 시설을 무단 철거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방북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김성일 북한 외무성 국장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현 회장 측이 정부에 대북접촉신고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남조선(남한)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의향에 대하여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밝혔다.
또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입국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정부의 방침"이라며 "금강산 관광지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는 아무러한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정은 회장 측은 내달 4일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식을 위해 방북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7일 통일부에 방북을 위해 북측과 접촉하려 한다며 대북접촉신고를 제출했다. 접촉 신고가 수리되면 현대는 아태평화위와 접촉해 방북을 위한 초청장을 받고, 이 초청장으로 통일부에 방북 승인을 신청해 받아들여지면 방북할 수 있다.
통일부는 아직 접촉신고를 수리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북측이 서둘러 방북 가능성을 차단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는 "북측이 순수 추모행사를 위한 목적의 방북에 대해 일방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재 현대아산의 북한주민 접촉 신청은 관계부처 협의 중에 있으며, 오늘 북한 발표 내용을 고려하여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여 접촉신고는 반려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