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인 A 씨는 인천 계양구 토지를 2017년 8월 800만 원에 매수한 뒤 2020년 4월 매수 금액보다 1081%를 올린 9450만 원에 매도하면서 높은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A 씨는 이에 불응하며 지자체에 통보됐다.
#2. 외국 국적의 B 씨는 한국 국적 공동매수인 5명과 함께 인천 소재 토지 4개 필지를 12억 8400만 원에 일괄 매입하면서 3억 원 상당을 지인에게 빌려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B 씨는 20대로 정기적인 소득을 얻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차용금을 상환할 능력이 불충분한 바, 해외자금을 불법 반입한 ‘외국환 거래법’ 위반을 의심받아 관세청 조사를 받게 됐다.
국토부는 외국인의 토지거래 불법행위 단속을 위한 실거래 기획조사 결과, 총 437건의 위법의심행위를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기획조사는 지난해 외국인 주택 투기 근절을 위한 기획조사에 이어 외국인의 토지 거래로 조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진행됐다.
기획조사는 2017년부터 2022년 말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1만 4938건의 외국인 토지 거래를 중심으로 업·다운계약, 명의신탁, 편법증여 등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920건을 대상으로 했다. 이후 920건에 대한 소명자료 징구·분석 등 추가 조사를 거쳐 437건(47.5%)의 위법의심행위를 확인했다.
관계기관별 적발사항 통보 건수는 △편법증여 의심 등 국세청 통보 61건 △명의신탁 등 경찰청 통보 6건 △해외자금 불법반입 등 관세청 통보 35건 △신고가격 거짓신고 등 지자체 통보 419건 △대출용도 외 유용 등 금융위원회 등 통보 6건이다.
조사대상 920건 중 가장 비중이 큰 농지거래 490건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자료를 제공해 자기의 농업경영 의무 위반 등 농지법 위반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는 하반기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외국인의 위법의심행위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211건으로 전체(437건)의 5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인 79건(21%), 타이완인 30건(8%) 등의 순이었다. 실제 중국인 C 씨는 2020년 10월 약 9억 7000만 원에 인천 서구 소재 토지를 매수하고 1년 뒤인 2021년 11월 약 12억 3000만 원에 매도했다. 단기간에 2억 6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취득한 C 씨에 대해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관계기관 조사를 받게 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지역에서 발생한 위법의심행위가 177건(40.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충남 61건(14%), 제주 53건(12.2%) 등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는 34건(7.8%)이 적발됐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다양한 위법행위가 확인된 것으로, 수도권에서만 전체의 74.2%의 위법의심행위가 적발된 외국인의 주택 매매거래 기획조사와 비교하면 대조적인 대목이다.
국토부는 적발된 행위에 대해 국세청·경찰청·관세청·금융위원회·지자체 등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향후 기관별로 범죄 수사와 탈세·대출 분석, 과태료 처분 등 후속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 거래에 대한 2차 기획조사와 오피스텔 등 비주택에 대한 외국인 투기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외국인 투기 근절을 위한 제도 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10월 19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자가 허가대상자(외국인 등을 포함)와 허가대상 용도와 지목 등을 특정해 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부동산거래신고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또 기획조사 실효성 확보를 위해 외국인의 거주지와 국내 거주 여부, 가족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관리해나간다는 원칙 하에 지난 5년 간 이루어진 거래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하는 외국인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