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북한산 정상도 점령한 '러브버그떼'…국립공원 "방역 안 해" 왜

“인간에 피해 끼치지 않는 익충

짧은 생활사로 7월초 줄어들 것”

인스타그램 캡처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부터 수도권 서북부를 중심으로 출몰하기 시작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최근 서울 전역으로 퍼진 가운데 북한산 정상까지 뒤덮으며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북한산을 관리하는 국립공원 측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화학적 방역은 시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편이 서울 토박이라고 밝힌 외국인 여성 A 씨는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어제 북한산에서 러브버그 떼를 경험했다. 이건 한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선 북한산 바위에 러브버그 떼가 새까맣게 뒤덮여 있다. 등산객의 온몸에도 달라붙어 떼어내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인스타그램 캡처인스타그램 캡처


다음 날인 30일에도 비슷한 목격담이 SNS를 통해 알려졌다. 북한산 정상 백운대를 찾은 등산객 B 씨는 새까맣게 보일 정도로 정상 바위를 뒤덮은 러브버그떼 모습을 공유하면서 “제가 웬만해서는 벌레를 안 무서워하는데 태어나서 본 벌레 중에 제일 많다”며 “백운대 정상에 가득하다. 정말로 심각하다”고 했다.

B 씨는 자신이 쓰고 온 방충모 안으로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며 “이거 벗으면 큰일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당분간 등산도 못 가겠다”, “이게 우리나라 맞냐”, “작년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진짜 초토화됐다”, “해충이 아니라 해도 이 정도면 방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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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러브버그 떼로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면서 북한산 등 국립공원 측에 방역 등을 문의하는 일이 늘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캡처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대해 국립공원은 SNS를 통해 지난 1일 ‘현재 국립공원 내 붉은등우단털파리와 관련해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국립공원이 올린 영상에서도 북한산 백운대 정상 바위와 비석 등에 러브버그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국립공원 측은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 연구과 담당자 답변을 공유 드린다”며 “작년에 비해 고온 다습한 날씨와 장마로 인해 약 작년 대비 열흘 정도 조기 발생을 했으며 6월 중순에서 7월 초에 집중돼서 발생할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러브버그 수컷은 3~5일, 암컷은 5~7일 동안 생존한다.

국립공원 측은 “국립공원 내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화학적 방제 및 생물학적 방제는 시행하지 않는다”며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익충이며, 짧은 생활사로 인해 7월 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일부 지자체 역시 러브버그를 무분별하게 방제하면 다른 벌레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며 가정용 살충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해 물을 뿌리기만 해도 쉽게 퇴치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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