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 시간) 오후. 무인 자동차 한 대가 빨간색으로 칠한 연석 옆에서 몇 분간 정차하고 있었다. 이 차량은 자율주행 기술 기업 웨이모의 차량으로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뒤에 오던 버스가 웨이모 차량을 피하기 위해 옆 차선으로 옮겨 가자 주변이 혼잡해졌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애런 페스킨 미국 샌프란시스코 감독위원장은 “인상적인 차량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율주행 택시가 365일 24시간 도로를 누비는 상황이 목전에 와있다. 현재까지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샌프란시스코의 일부 지역에서만 승객 운송 서비스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공공요금위원회(CPUC)는 자율주행 업체인 웨이모와 크루즈가 연중무휴 24시간 승객을 운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허용할 지를 두고 검토에 나섰다. 오는 13일 CPUC가 이 같은 방안을 승인할 경우 웨이모와 크루즈는 승차호출 공유 서비스 우버와 리프트처럼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샌프란시스코는 지형상 언덕이 많고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운전하기가 어렵다고 정평이 나있다. 이 같은 난이도의 도로 환경에서 웨이모와 크루즈가 사고 없이 서비스를 하게 되면 미 전역에 서비스가 널리 퍼지는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 당국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무인 자율주행차량이 또 다른 안전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샌프란시스코시 당국은 CPUC 측에 최근 급증한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 인한 교통 체증 유발 및 응급 차량 출동 시 방해 문제, 버스 진로 방해 등 사건들을 언급하며 항의 서한을 보냈다. 제닌 니콜슨 샌프란시스코 소방서장은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소방 호스를 들이받거나 소방차를 막기도 했다”며 “지난해 5월 이후 66건의 관련 사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들어 그 빈도가 더 잦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교통당국의 제프리 텀린 국장은 “언젠가 기술이 고도화되겠지만 현재 이 차량들은 10대나 80대의 할아버지 운전자와 비슷하다”며 “신기술에 관해서는 첫 실험자가 되기보다는 패스트 팔로워가 되는 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