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재난이나 예기치 못한 소요로 재정적으로 결함이 생겼을 경우 중앙 정부에서 용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교부하는 재원 특별교부세. 특별교부세는 사실상 자치단체가 신청하고 행정안전부가 심사해 배분하는 구조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특별교부세가 전부 내려간 것처럼 과대 홍보를 진행하면서 눈총을 받기도 한다. 이에 아예 특별교부세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는 국회의원도 있다.
이러한 비판을 아랑곳 하지 않고 올해 상반기 역시 국회의원들의 ‘특별교부세 확보’ 홍보 자료는 대거 쏟아졌다. 전남 순천이 지역구인 소병철 국회의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 의원은 지난달 29일 2023 상반기 특별교부금 18억 원 확보라는 대대적 홍보(?)를 진행했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묻어 났다. 같은 날 순천시가 낸 보도자료에 18억 원의 3배에 육박하는 ‘50억 원 특별교부세 확보’라는 문구에만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노 시장 저력 어디까지…역대 최고 성큼
민선8기 들어 순천이 보여준 모습은 전국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노관규 순천시장이 있다. 사실상 민주당 일당 체제인 전남에서 무소속 신분으로 노관규 시장이 보여준 저력(?)은 이번 특별교부세 확보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순천은 올해 상반기에만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50억 원을 확보했다.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전년도 총 확보액 79억 원 돌파는 기정사실 되는 분위기다.
이번에 확보한 특별교부세는 재난 분야 18건 32억, 현안·시책 분야 6건 18억 등 국도비 지원이 어렵고 시민의 안전과 민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오랜 숙원사업이다. 정기분 특별교부세는 원동교 주변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10억 원), 주암 비룡저수지 개보수사업(5억 원), 삼산동 용당교 보수·보강 공사(3억 원), 해룡면 신흥중학교 통학로개선사업(3억 원), 해룡면 농어촌도로 개설(3억 원), 해룡면 월전리 도로개설(2억 원) 등 총 6개 사업 26억 원이다. 수시분 특별교부세는 봄철 가뭄대책비(3억 원), 조례동 사고위험지역 안전개선 사업(2억 원), ICT기반 저수지 원격계측정보시스템 구축(14억 원) 등 총 18건 24억 원이다. 특히 정기분 특별교부세 26억 원 확보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정치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노 시장은 여야의 여러 국회의원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협조를 요청하고 중앙부처를 방문하는 등 이번 성과에 대해 더욱 높게 평가 받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역점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그린아일랜드 녹지조성’사업은 특별교부세 10억 원 확보를 통해 조성됐고, 순천은 순천만국가정원과 함께 또 하나의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확보하게 됐다. 노관규 시장은 이번에 확보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순천시민의 안전과 민생을 최우선에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노관규 순천시장은 지난달 30일 취임 1주년 언론 브리핑에서 “앞으로 순천을 시민이 잘 사는 경제 도시,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를 완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로 물꼬가 트인 기업 유치로 우주·바이오·이차전지 등 미래 지식 집약형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사람이 중심이 되고 맑고 밝은 녹색도시로 바꾸기 위해 대자보 도시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인배’처럼 비춰 질 방법 있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실질적으로 특별교부세의 주체는 ‘자치단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과대 포장은 여전하다. 언론 홍보를 보면, 마치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엄청난 노력의 결실로 특별교부세가 내려간 것처럼 보여 지고 있다. 또한 액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일한 것 마냥, 포장된 홍보 문구도 수두룩하다.
특히 올해는 1년도 채 남지 않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국회의원들의 홍보는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다. 여전히 과장해서 포장된 특별교부세 확보에 대해 유권자들은 현혹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병철 국회의원이 2023 상반기 특별교부금 18억 원을 확보했다는 사업 내용의 경우 순천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일부에 해당된다. 순천의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재난 대비 안전 시설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홍보를 진행했지만, 전략적으로 대실패로 보여 진다.
소 의원의 경우 다른 지역의 국회의원 보다 비교적 양심(?)적인 예산을 확보했다는 홍보 문구를 제시했지만, 차라리 과대 포장해 홍보한 것 보다 유독 초라하게 보여 지고 있다. 순천시민들의 시선은 50억 원에 더욱 쏠리고 있어 서다.
이에 정치 호사가들로부터 “과대 포장 보다 못한 홍보 전략 대실패다”라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이럴 거면 특별교부세에 대한 홍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소병철 국회의원의 정무를 책임지고 있는 보좌진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초라하게 비춰지는 18억 원의 액수로 일 잘했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순천시의 50억 원 확보, 노관규 순천시장의 ‘광폭행보’ 문구가 유독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별교부세로 생색내는 의원 보다, 과대 포장을 우려해 홍보를 자제하는 의원에게 더욱 진정성이 느껴지는 일명 ‘대인배’처럼 비춰지는 게 훨씬 정치적 이득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