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차도 헤리티지(유산)을 재조명하는 등 과거 인기 모델을 통해 신생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생 브랜드가 갖지 못한 역사를 스토리텔링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고객과의 신뢰를 강화하고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브랜드 헤리티지 전담 기획’을 담당하는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기아는 이번 채용 부문에 대해 “기아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고객 관점에서 발굴·기획·활용해 중장기 전략인 ‘플랜 S’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랜 S는 기아가 2020년 1월 발표한 경영 전략이다. 기존 내연기관 위주에서 전기차 사업 체제로 선제적으로 전환해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아는 헤리티지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삼륜차 ‘K-360’과 승용차 ‘브리사’를 되살려낼 것으로 보인다.
삼륜차 K-360과 브리사는 기아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K-360은 기아가 1962년 생산한 한국 최초의 삼륜 상용차고, 브리사는 포니보다 먼저 탄생한 첫 국산화 승용차라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1973년 기아 광명 오토랜드의 전신인 소하리 공장에서 생산돼 출시 직후 연간 1만대가 판매됐다. 초기 모델은 일본 마쓰다 패밀리아 2세대를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이었으나 이듬해 10월 세단 모델로 출시됐다.
특히 브리사는 배기량이 작아, 주로 영업용 택시로 이용됐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배우 송강호가 몰던 택시 모델이 바로 1974년식 브리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7일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기아도 헤리티지를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 “기아도 삼륜차·브리사 등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은 “(구체적인 일정 등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해 봐야할 것 같다”고 더붙였다.
헤리티지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현대차는 포니의 디자인을 계승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5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포니 쿠페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은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랭랩 N 비전 74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