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 3억원이 넘는 슈퍼카가 국내에서 6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롤스로이스, 벤틀리, 페라리, 람보르기니,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승용차 등록 현황을 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취득가액이 3억원을 넘는 승용차 누적 등록 대수는 6299대였다.
특히 이 같은 초고가 승용차는 법인 소유 비중이 컸다. 정부는 슈퍼카 등을 회사 명의로 구입해 개인 용도로 쓴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을 추진 중이다.
취득가액 3억∼5억원 승용차는 개인(1213대)과 법인(3793대)차량을 합쳐 5006대, 5억원 초과 차량은 모두 1293대(개인 361대·법인 920대·단체 12대)였다.
연도별 신규등록 현황을 봐도 3억원 이상 고가 승용차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16년 취득가액 3억∼5억원 승용차 신규등록 건수는 199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15건으로 6년 새 5.6배로 뛰어올랐고, 5억원 초과 승용차는 같은 기간 25건에서 267건으로 약 10배가 됐다.
올해 4월까지도 3억∼5억원 차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37건에서 323건으로, 5억원 초과는 71건에서 77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신규 등록 건수는 특정 연도에 말소된 차량이 다른 해에 다시 등록되는 등 사례도 포함하는 경우가 있어 총등록 대수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국내에서 고가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최고급 차량을 제조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한국 시장의 성장 추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영국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에서는 지난 3월 애드리안 홀마크 회장 등 본사 최고경영진이 직접 한국을 찾아 신흥 시장으로서 중요도를 강조했다. 지난해 벤틀리의 한국 내 판매량은 775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작년 아태지역 총판매량 2031대의 약 38%를 한국이 차지한 셈이다.
롤스로이스 역시 지난해 한국수입차협회 집계로 234대를 한국에서 판매하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방한한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도 "한국은 롤스로이스가 추구하는 정신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성장도 빨라 우리에겐 매우 중요하다"고 큰 관심을 보였다.
페라리는 자사 차량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우니베르소 페라리' 전시를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었다. 이밖에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마틴도 최근 국내에서 첫 신차 출시 행사를 딜러사가 아닌 직접 개최하는 등 글로벌 고급차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