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해외공급망 선제 확보"…SK, 소부장기업 1000억 투자

◆싱가포르에 'TGC 스퀘어' 설립

신한금융·LIG넥스원과 공동출자

첫 투자는 日 강소기업에 600억

하이닉스와 기술 등 협력도 연계

계열사 거점 활용, 美 등서도 발굴


SK그룹이 신한금융그룹·LIG넥스원과 손잡고 글로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투자에 나선다. 일본을 시작으로 반도체 소부장 분야의 강소기업에 투자해 미국·중국 간 패권전쟁 속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반도체 강소기업과 SK하이닉스(000660) 간 연계로 향후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 재무적 투자 성과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402340)는 해외 반도체 투자법인 ‘TGC 스퀘어’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고 4일 밝혔다. 출자금은 1000억 원으로 SK하이닉스와 신한금융그룹·LIG넥스원이 공동 참여했다. TGC 스퀘어의 최고경영자(CEO)는 최우성 현 SK스퀘어 반도체 투자담당 겸 SK텔레콤 재팬 대표가 맡는다. 조희준 전 BNP파리바 일본법인 영업담당이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미야모토 야스테루 전 크레디트스위스 부사장이 전문심사역으로 함께한다. SK스퀘어 관계자는 “1000억 원을 시작으로 추가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의 공동출자 기회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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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투자 대상은 일본 반도체 강소기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 조성된 투자금의 약 60%인 600억 원가량을 일본 소부장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안정적인 소부장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SK하이닉스와 연계로 투자 대상 기업 성장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는 TGC 스퀘어를 통해 일본 내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사, 친환경 반도체 부품 제조사,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사, 차세대 소재 개발사 등에 대한 기술검증을 진행하고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닌 소부장 기업에 선제 투자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첨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19년 발생한 한일 무역분쟁에서 보듯 일본은 반도체 소재분야의 절대강자다. 당시 무역분쟁을 통해 한국 기업들도 소재 국산화에 열을 올렸으나 여전히 일본은 반도체 소부장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30%대를 차지하는 선두 기업을 다수 보유 중이다. 최근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투자 환경 또한 우호적이다. 일본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 이후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총 2조 엔(약 18조 원)에 가까운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일본 반도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 규모도 2021년 7801억 엔(약 7조 원)으로, 8년 간 5배 이상 늘었다.

TGC 스퀘어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 ICT 관계사들이 운영 중인 해외 투자 거점들을 활용, 기술력을 지닌 기업을 조기 발굴할 방침이다. SK ICT 관계사들은 현재 일본에 SK텔레콤 재팬, 미국 새너제이에 SK하이닉스 벤처스, 산타클라라에 SK텔레콤 아메리카, 뉴욕에 SK스퀘어 아메리카 등 투자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중심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조성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해외 투자와 별도로 국내 반도체 투자도 변함없이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는 성장기업에 투자한 이후 SK하이닉스와 사업·기술협력을 확대해 기업가치 증대까지 노릴 계획이다. 최우성 TGC 스퀘어 대표는 “SK 주요 관계사와 국내 대표 금융사가 해외 공동투자를 통해 국내외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확장하고 미래 반도체 기술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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