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현직 시장이 ‘악어’와 결혼식을 올렸다. 원주민 집단이 갈등을 봉합한 것을 기념해 악어와 결혼하는 풍습을 재연하기 위해서다.
지난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의 촌탈족 거주지 산 페드로 후아멜루라에서 현직 시장과 암컷 악어의 결혼식이 열렸다.
원주민 공동체가 삶의 터전으로 삼는 이곳의 시장인 신랑 빅토르 우고 소사는 알리시아 아드리아나라는 이름의 악어 신부와의 결혼식에 사뭇 진지하게 임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책임을 받아들인다"며 "사랑 없이는 결혼할 수 없는 만큼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사 시장은 풍습에 따라 악어 신부를 '공주 소녀'라고 불렀다
이어 소사 시장은 하객들 앞에서 신부와 함께 춤을 췄고 신랑과 신부가 입을 맞추고 부부가 됐다.
시장은 AFP에 “두 부족 간 문화적 결합을 축하하기 때문에 행복하다”며 “많은 이들이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번 결혼식에서 신부가 된 악어는 멕시코 등 중남미 일대에 서식하는 카이만이다. 암컷 카이만과 인간 남성이 결혼하는 풍습은 230년 동안 이어져 왔다. 남성과 암컷 카이만은 각각 촌탈족과 후아베족을 상징한다.
원주민 전설에 따르면 산 페드로 후아멜루라 인근 해안가에 거주하는 후아베족은 한때 촌탈족과 잦은 전쟁을 벌였고, 결혼을 통해 갈등을 극복했다. 이후 촌탈족의 남성이 매년 암컷 카이만과 결혼하는 풍습이 생겨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