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기를 1년 더 연장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후임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사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강하게 밀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라프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라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차기 나토 사무총장을 맡을 수 있게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는 당초 올 10월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회원국 간 후임자에 대한 의견 조율에 실패했고, 나토는 그의 임기를 1년 연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 회원국 사이에서는 스톨텐베르그의 후임으로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거론됐지만 미국과 프랑스가 강하게 반대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텔레그라프는 월리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지원 규모를 두고 미국과 상당한 긴장관계를 형성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지정학적 긴장, 기후위기 등 다양한 문제를 두고 교감해 왔다. 폰데어라이엔은 특히 유럽 정보기관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와 관련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 이후 미국 정보당국에 의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폰데어라이엔은 독일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눈에 띄는 활약이 적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우려가 되는 지점이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그가 독일 국방부 장관으로 있던 2015년에는 독일군이 나토 훈련 기간 장비 부족을 숨기기 위해 기관총을 페인트칠한 빗자루로 대체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그가 EU집행위원장 재선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나토의 한 소식통은 텔레그라프에 폰데어라이엔이 그의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 유럽의회 의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수 있어서 나토 수장 자리가 논의 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