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오면 뼈마디가 욱신, 이유 있었네…장마철 관절건강 수칙 3가지 [헬시타임]

습도 높고 기압 낮아지면 관절 내부 압력 높아지며 통증 발생

관절 건강에 좋은 습도는 50% 내외…실내외 온도차 5도 이하로

적절한 운동은 관절 건강에 도움…통증 심할 땐 찜질·약물복용 고려

전국 곳곳 장맛비가 내린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맨발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 곳곳 장맛비가 내린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맨발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릎이 쑤시는 걸 보니, 내일 비가 오려나보다.”



어르신들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 다음날 어김 없이 비가 내린다. 언뜻 우연의 일치 같지만 비가 오거나 흐린 날 관절 통증이 더 심해지는 건 관절염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공통 현상이다. 아직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실제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내 압력이 커지면서 통증과 부기가 심해진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올 여름은 엘니뇨가 강하게 발달하며 역대급으로 긴 장마가 이어질 것이란 소식에 관절염 환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장마철 관절 통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수칙은 없을까.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살펴봤다.

◇ 관절염, 나이 탓 만은 아니다


관절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아프거나 붓는 질환이다. 크게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 2가지로 나뉜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오랜 기간 사용한 탓에 연골이 점차 닳아서 생기는 질환이다. 말 그대로 나이가 들면서 많이 발생한다.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아직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퇴행성관절염이 주로 체중의 영향을 많이 받는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에 생기는 데 비해 류마티스관절염은 초기에 손에 잘 생기다가 점차 병이 진행되면서부터 큰 관절에 나타난다.



◇ 장마철 저기압 영향에…관절 내부 압력 높아지며 통증 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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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따라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 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 바는 없다. 다만 습도가 높거나 저기압일 때 관절 통증이 크게 느껴지는 경향을 보이는 데도 나름 이유는 있다. 장마전선이 가져온 저기압으로 인해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평소 인체 내부 관절과 평행을 유지하던 압력에 불균형이 생겨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높은 습도도 근육을 자극한다. 관절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다. 장마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지다 보니 습기가 체내 수분이 증발하는 걸 막아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비가 오면 삭신이 쑤신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느는 건 이처럼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관절의 통증과 부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장마철에는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평소보다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데 이 역시 통증이 강해지는 원인이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관절 주변 근력이 감소해 관절이 더 굳고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 장시간 에어컨 사용은 자제해야···대기 중 습도는 50%가 적정


장마철이 되면 주변이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바뀐다. 높은 습도를 낮추기 위해 습관적으로 에어컨이나 선풍기에 손이 가게 마련인데, 냉방기를 장시간 켜둘 경우 관절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이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을 더욱 압박하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통증을 완화시키는 물질과 영양분 분비도 줄어든다. 관절 건강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다. 실내 습도가 높다고 냉방기를 지나치게 오래 틀면 대기 중 습도가 50% 보다 낮아져 관절염 환자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 실내외 온도차는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주의하자. 냉방기를 직접 조작할 수 없는 장소라면 긴 소매의 겉옷이나 무릎담요로 찬바람 노출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적절한 운동은 관절 유연성·근력 유지에 도움…심한 통증엔 찜질·진통제 복용도 고려


통증을 개선하려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게 좋다. 관절염 증상이 있다면 일단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쪼그려 앉거나 뛰는 등 관절에 힘이 가해지는 운동을 삼가도록 하자. 단, 모든 운동이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신체활동을 줄이게 된다. 이 경우 관절기능이나 근육이 계속 약화도기 쉽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 움직임이 불안해져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장마철에 아프다고 해서 방 안에만 있기 보다는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면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 장시간 누워있으면 다리로 가는 혈액 순환이 줄어든다. 신체 각 조직이 혈액으로부터 산소를 이용하는 능력도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근육이 빠지고 관절 유연성이 떨어진다.

관절 통증을 줄이려면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관절염에서 동반되는 심한 피로감도 호전된다. 심장과 폐의 기능이 향상돼 쉽게 숨이 차고 피곤한 증상이 사라진다. 뼈가 튼튼해지면서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근력이 좋아지고 관절이 유연해진다. 목과 어깨, 팔꿈치, 손, 허리, 엉덩이, 무릎, 발목 등 모든 관절의 가동범위가 커진다. 정신적인 긴장도 풀어준다. 장기간의 투병으로 인해 가라앉아 있는 관절염 환자의 정신건강을 밝게 해준다. 비가 잠시 그칠 때 주변을 걷거나 실내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통증이 극심할 땐 찜질이나 약물로도 증상완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랭요법은 통증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열이 날 때, 온열요법은 증상이 만성일 때 실시한다. 온찜질은 관절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증상이 악화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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