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다수의 은행이 하반기 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잔액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삼는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신잔액 코픽스를 적용할 경우 차주들은 신용대출 금리를 약 0.5~0.7%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일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은행들이 변동성이 작은 신잔액 코픽스와 연동되는 신용대출 상품을 개발해 하반기 중 본격 출시 및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분기에는 신한·우리·광주·BNK부산은행이, 4분기에는 NH농협·IBK기업·KB국민은행과 카카오뱅크가, 내년에는 SC제일은행이 관련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이번 방안은 신용대출 금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은행권은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변동이 큰 금리 연동 상품 위주로 신용대출을 취급해왔다”며 “신용대출에 대한 차주의 금리 선택권이 제한돼 있고 금리 상승기에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차주에게 전가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2월 말 기준 은행권의 신용대출 상품 가운데 은행채·CD 연동 상품의 비중은 85.5%인 반면 신규 코픽스와 잔액 코픽스 연동 상품의 비중은 각각 8.4%, 2.5%에 그쳤다. 현재 은행에서 신잔액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Sh수협·전북·BNK경남·하나은행 등 4곳에 불과하다.
하반기에 신잔액 코픽스를 적용한 신용대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면 차주들의 금리 부담도 다소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17일까지 적용되는 5월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14%로 금융채 1년물(3.89%) 및 6개월물(3.83%), CD 91일물(3.75%) 금리보다 0.61~0.75%포인트 더 낮기 때문이다.
신잔액 코픽스를 적용할 경우 금리 변동 폭도 상대적으로 작아 금리가 천천히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잔액 코픽스 표준편차는 0.8로 신규 코픽스(1.01), 은행채 1년물(1.07)보다 낮았다. 표준편차가 크다는 것은 평균과의 거리가 먼 값이 많다는 의미로,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다만 최근 들어 코픽스 금리 역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신규 대출을 희망하는 차주들의 고민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5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83%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