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단독] '컬리 햇반' 나온다…단독 상품 강화하는 플랫폼

CJ제당, 조선향미 '골드퀸3호'

6일부터 '컬리 푸드 페스타' 공개

대상·풀무원·하림 등 맞춤형 상품

플랫폼 별 유기적 관계 맺을 수 있어

고객 데이터 기반 최적화된 제품도

컬리X햇반 골든퀸쌀밥. /사진 제공=컬리컬리X햇반 골든퀸쌀밥. /사진 제공=컬리




CJ제일제당(097950)이 오직 컬리에서만 판매하는 햇반을 출시했다. 컬리에서 매니아층이 두터운 조선향미를 이용해 만든 이 상품은 지난 3월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공동으로 개발해 첫 번째로 선보인 ‘컬리 온리’ 상품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에 이어 다른 컬리 온리 상품들도 연내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외에도 대상(001680), 풀무원(017810), 하림(136480) 등 대형 제조사들이 플랫폼 별 맞춤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상품을 기획해 기존의 설비를 일부 바꾸고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자체브랜드(NB)를 내세워 플랫폼 별 ‘익스클루시브’ 상품에 주력하는 것은 일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매니아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정 채널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을 출시함으로 플랫폼 별 로열티가 높은 충성고객을 잡을 수 있다는 점과 상품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번 주부터 컬리에서 햇반 ‘골드퀸3호’를 판매한다. ‘골드퀸3호’는 컬리에서 베스트셀러인 쌀 ‘조선향미’를 이용해 밥을 짓는다. 조선향미는 밥을 지을 때 나는 구수한 팝콘향이 특색이다. 일반 햇반보다 프리미엄 쌀을 이용해 다소 가격대가 있지만, 매니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컬리는 이날부터 9일까지 4일 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하는 ‘2023 컬리 푸드페스타’에서 ‘골드퀸즈3호’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컬리에서 판매 중인 조선향미. /사진제공=컬리컬리에서 판매 중인 조선향미. /사진제공=컬리




최근 들어 대형 제조사들이 플랫폼 별로 ‘익스클루시브’ 상품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자체제작브랜드(PB)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가성비’를 강조하다 보니 NB 상품이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에 따른 일종의 대안인 셈이다. 플랫폼 별로 매니아 층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판매 채널의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를 파악해 상품을 출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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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제조사들은 편의점, 대형마트로 카테고리를 나눠 상품을 선보였다. 편의점에는 냉장식품 위주로 라인업을 꾸리고, 대형마트는 냉동식품과 냉장식품을 모두 구비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기획했다.하지만 제조사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채널 별로 익스클루시브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의 생산 설비를 조정해야 하지만, 한 플랫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과 유기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컬리와 공동 상품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파트너십을 맺고 상품 개발에 나섰다. 신선식품, 가공식품, 가정간편식(HMR) 등 전반적인 식품 개발을 함께 진행한다. 아울러 데이터 및 마케팅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이를 상품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다.

대상과 풀무원, 하림 등 대형 식품업체들도 쇼핑 플랫폼 맞춤형 단독 상품 제조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일부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변경하는 등 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에 일반 주력 제품의 생산 일정을 비워놓고, 맞춤형 상품을 제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정원 햇살담은 염도 낮춘 우리콩 간장’./사진제공=롯데온‘청정원 햇살담은 염도 낮춘 우리콩 간장’./사진제공=롯데온


‘컬리 햇반’뿐만이 아니다. 대상은 롯데마트에서만 ‘청정원 햇살담은 염도 낮춘 우리콩 간장’을 판매하고 있다. 짠 맛을 줄인 프리미엄 간장을 제조해달라는 롯데마트 측의 요청에 레시피 일부를 변경한 사례다. 이마트는 오뚜기·농심·동서 등 제조업체들과 협업한 초저가 브랜드 ‘더 리미티드’를 운영하고 있다. 예로 hy ‘윌’을 기존 150㎖보다 큰 500㎖의 대용량으로 제조해 ㎖당 가격을 낮추는 식이다. 풀무원은 식물성 브랜드 ‘지구식단’의 일부 제품을 컬리에 선출시했다. 컬리의 주 고객층이 30~40대 여성인 만큼 출시 초기 식물성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쇼핑 플랫폼이 ‘맞춤형 단독 상품’ 개발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 이탈을 막는 록인(Lock-in) 효과를 위해서다. “OO에서만 파는 상품”을 내세워 가격이 아닌 상품 차별화로 고객 발길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PB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차별점이 사라지자, 앞으로는 브랜드 파워가 입증된 대형 식품업체의 제조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맞춤형 단독 상품은 고객 규모나 거래액 등에 따라 일부 플랫폼에 의존하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며 “고객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상품을 출시할 수 있어 재고나 수요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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