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설탕 음료와 캔디 등에 널리 쓰이고 있는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이 적어 위험성이 높지 않을 거라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WHO, 아스파탐 안전성 14일 발표
5일 식약처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식품첨가물 전문가회의(JECFA)는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기준을 발표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될 경우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진행해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백원 식약처 대변인은 지난 3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JECFA라고 완벽할 수는 없다"며 "어떤 근거로 발암물질로 지정했는지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위해성 평가를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관련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국내에서 아스파탐 사용이 바로 금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한 IARC 기준이 항상 국내 기준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지난 2015년 IARC가 소시지·햄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각각 발암 위험물질 1군과 2A군으로 분류했을 당시에도 식약처는 검사를 진행했지만 국내 기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IARC는 암 유발 여부와 정도 등에 따라 물질을 5개 군으로 나누는데 아스파탐이 분류될 2B군은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2B군에는 김치 같은 절임 채소류, 알로에 베라 등이 있다.
설탕의 200배 단맛 내는 아스파탐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낸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다. 최근 ‘제로’ 열풍에 힘입어 무설탕 음료와 캔디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에서도 단맛을 내기 위해서 사용된다.
식품 위해 평가를 총괄하는 JECFA는 1975년에 처음 아스파탐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했다. 1976년부터 1979년까지는 독성정보 자료가 불충분해 일일섭취허용량(ADI) 설정을 연기해 오다 1980년 체중 1㎏당 아스파탐 40㎎ 정도를 매일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체중이 35㎏인 어린이는 다이어트 콜라 1캔(250㎖·아스파탐이 약 43㎎ 기준)을 하루에 33캔 이상 매일 마셔야 ADI를 초과한다. 현재까지 아스파탐은 정해진 기준 이하로만 섭취하면 안전한 물질로 평가돼 온 것이다.
다만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 이후 식품업계는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벌써 대체재를 찾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