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여성이 자국 정부가 추진 중인 초대형 미래도시 건설사업 ‘네움시티 프로젝트’를 비판하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영국에 본부를 둔 사우디 인권단체 ALQST는 사우디 법원이 최근 알아사 지방 출신 20대 여성 파티마 알 샤와르비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0년형의 중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사우디의 사법제도와 관련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때때로 인권단체 등 활동가 그룹에 의해 공개되는 정보가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 또한 인권단체 ALQST가 공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매체는 ALQST의 주장에 대해 런던 주재 사우디 대사관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LQST에 따르면 알 샤와르비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우디의 초대형 도시 개발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비판하는 글을 쓴 혐의로 2020년 체포됐다. 그는 당시 네옴시티 건설 부지의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도 주지 않고 강제로 퇴거시킨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글을 익명으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사우디의 여성 인권 침해 문제를 거론하고 현재의 절대군주 통치 체제가 아닌 입헌 군주제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하는 트윗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ALQST는 지난 2014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다년간 축적한 노하우와 신원이 확실한 현지 소식통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LQST의 리나 알 하틀룰 조사연구원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알 샤와르비는 최근 몇 명의 다른 여성 수감자들과 함께 단식 투쟁을 벌였다”며 “현재 그의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 샤와르비가 익명으로 글을 썼는데도 어떻게 그를 확인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옴시티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로 북부 타부크 지역 등에 총 5000억 달러(약 650조원)를 투자해 약 2만6500㎢ 면적의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유엔(UN)은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사우디 정부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현지 토착민들의 인권을 짓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보안군은 수천 명의 현지 부족을 강제로 쫓아내고 있다. 또 사우디 보안 당국은 지난 2020년 퇴거에 저항한 부족원 1명을 사살했고 다른 부족원 3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