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여섯번째 만나는 尹-기시다…북핵·인태전략 협력 강화

■尹, 나토·폴란드 순방

美중재 없이 유럽서 한일 양자회담

자유·반권위주의 연대로 더 밀착

양국 민감한 이슈 정면돌파 의지도

일각선 "對中관계 재정립도 필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5월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북미와 유럽 자유주의 진영의 집단 방위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올해도 유럽 정상들과 만나 권위주의 진영의 팽창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계획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눈여겨볼 이벤트는 올 들어 세 번째,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섯 번째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반권위주의 연대로 더욱 밀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는 문재인 정부에서 서로 무역 보복을 감행하며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최악의 상황이었다. 출구가 없던 한일 관계 개선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지난해 6월 말 열린 나토 정상회의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한미일 정상은 25분간 마주 앉아 안보 협력 논의를 했고 북한의 핵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기조를 재확인하며 ‘삼각공조’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유럽 무대에서 미국의 참여 없이 독자적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국 정상이 5월에 이어 두 달 만에 리투아니아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는 것은 한일 양국이 현안에 대한 대화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일 관계는 올해 3월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독자적 해법을 들고 방일하면서 본격적인 해빙기를 맞았고 기시다 총리가 올 5월 답방하면서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복원됐다. 현재 한일 간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라는 대형 정치적 악재가 부각된 상황이다. 양국 정부, 정치권은 물론 중국까지 나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이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 무대에서 한일정상회담을 전격 개최해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고 양국 국민에게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권위주의·자유주의 연대’인 한일 양국이 북핵 문제뿐 아니라 양국의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처리수(오염수) 방류 문제가 (의제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일본 총리는 일본 국민 건강과 함께 주변의 가까운 이웃과 신뢰를 쌓고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대통령도 우리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 원칙으로 해서 필요한 말씀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한일 정상은 북핵·오염수 문제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 증진을 위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해협 등 남태평양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이해관계와는 배치되는 의제다. 미국의 우방국이 모인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일, 나아가 호주·뉴질랜드 정상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한일이 역내에서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대화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국이기도 하다. 양국 정상이 안보와 별도로 한중일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한일이 북한·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바라보는 눈이 약간씩 다르다”면서 “서로 의견을 공유하며 차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10일부터 4박 6일간 순방하는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이뤄지고 있는 동유럽 한복판이다. 특히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공급망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고 디지털 기술 확대로 신흥 안보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중추 국가’를 외교 기조로 내세운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안보와 공급망 협력 확대로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새로운 수출 활로를 개척할 복안을 들고 순방에 나선다.

구경우 기자·신한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