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인 줄 알았는데…고래 사체서 나온 '바다 로또' 가격이 무려

스페인의 한 섬에 죽은 채 떠내려온 향유고래에서 7억원 상당의 ‘용현향’이 발견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섬에 향유고래가 죽은 채 떠내려왔다고 전했다.

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 대학의 안토니오 페르난데스 로드리게스 동물건강-식량안보 연구소 소장은 향유고래의 사후 부검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그는 사체를 부검하는 과정에서 고래의 장부분에서 딱딱한 무언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페르난데스 소장은 "내가 꺼낸 건 50~60㎝ 크기의 돌이었고, 무게는 9.5㎏였다"며 "내 손에 든 게 용연향인 줄 몰랐다"고 했다. 이후 그는 해당 물체가 돌이 아닌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용연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발견된 용연향은 약 50만유로(약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유고래는 오징어류를 주식으로 하는데, 수컷은 번식기에 투쟁 ·번식행동을 하므로 창자의 움직임이 약해져서 직장(直腸) 속에 오징어의 구기(口器) 등을 함유하는 흑갈색 유지 ·분비물이 왁스 같은 덩어리로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배설돼 해상에 떠다니거나 해안으로 밀려온 것이 발견돼 용연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용연향은 사향과 흡사한 향기를 뿜어 오래전부터 진귀한 향료로 쓰였다. 처음에는 악취를 풍기지만 바다 위를 부유하고 햇빛에 의해 형태와 성분이 변하면 사향 같은 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일부 국가는 용연향 거래 금지 조처를 내리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향유고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가디언은 "미국, 호주, 인도 등은 고래 사냥을 금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용연향 거래를 금지했다"고 했다.

한편 현재 페르난데스 소장이 이끄는 연구소는 용연향의 구매자를 찾고 있다. 연구소는 판매금을 2021년 발생한 라팔마섬 화산 폭발 피해 복구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페르난데스 소장은 "우리는 판매금이 고래가 발견된 라팔마섬으로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