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中 광물수출 통제에 단호히 반대"…訪中 옐런, 관세·디리스킹 해법 찾을까

리창 등 中 핵심인사와 연쇄회동

첨단기술 등 현안 폭넓게 다룰 예정

中 "옐런은 실용적" 우호적이지만

양국 갈등 첨예…돌파구 쉽잖을듯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로이터 연합뉴스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로이터 연합뉴스




미중 간 반도체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재닛 옐런(사진)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도착해 양국 간 산적한 경제 현안 논의를 시작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달 중국과 외교적 대화의 물꼬를 텄다면 옐런 장관의 이번 방문은 경제 분야에서 갈등을 관리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첨단 기술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더 첨예해지는 데다 옐런 장관의 권한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6일 미중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베이징을 방문한 옐런 장관은 9일까지 이어지는 방중 기간에 ‘중국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비롯해 허리펑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장관) 등 중국 경제 라인의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옐런 장관은 7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장 신임하는 측근이자 경제통인 류허 전 부총리를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 측 인사들과의 회담에서 글로벌 경제와 직결되는 금리·환율 등 거시경제 정책을 비롯해 양국 간의 고율 관세와 개발도상국에 대한 중국의 채무 경감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옐런 장관이 그간 중국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 과정에서 개도국들을 ‘채무의 덫’에 끌어들였다고 비판해 온 만큼 이를 둘러싼 양측의 기싸움이 예상된다. 미국의 수출 통제와 이에 맞선 중국의 보복 조치 등 양국이 정면출동하는 첨단 기술 정책 현안 역시 이번 회담에서 폭넓게 다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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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장관의 방중을 대하는 중국 측의 분위기는 비교적 우호적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옐런을 ‘실용적 관료’라고 소개하며 그가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실제 미중 간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피력해왔으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재앙”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옐런 장관이 미중 간 경제 분야 소통 채널을 여는 것 외에 눈에 띄는 결실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크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웬디 커틀러 부소장은 “옐런은 관세나 수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요구에 응답할 만한 상황에 있지 않다”며 “이번 방중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방중을 전후해 미중 간 갈등은 되려 더 격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등 전자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와 관련해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동맹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추가적인 대중 수출 통제 방안과 아웃바운드(대외) 투자 제한 조치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갈등 속에서도 양측 경제 수장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데버라 엘름스 아시아무역센터(ATC) 전무는 “한 차례 만남에서 나오는 신호가 보잘것없어 보여도 (소통 재개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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