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고함량·고농도 프리미엄 비타민 열풍이 불고 있다. 이른바 ‘비타민계의 에르메스’인 동아제약 ‘오쏘몰’이 연일 매출 고공 행진을 벌이자 경쟁 제약사들도 차별화된 고함량 비타민을 내놓고 있다. 개당 5000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구축하고 있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는 첨병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고함량 비타민의 대명사인 ‘오쏘몰’은 기존 이뮨 제품보다 고가인 ‘오쏘몰 바이탈 M’과 ‘오쏘몰 바이탈 F’ 제품을 조만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달 1일 면세점에서만 판매 중이던 바이탈 M과 F는 그동안의 프로모션 할인을 종료하고 독일 현지 가격 수준에 맞춰 가격을 약 8% 올렸다. 이는 오쏘몰 이뮨보다 8%가량 비싼 수준이다. 국내 정식 출시를 위한 사전 가격 조정으로 이 같은 절차는 2019년 오쏘몰 이뮨이 처음 국내 정식 판매를 시작할 때와 유사하다. 당초 하반기 중 라인업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후발 경쟁 제품이 속속 등장하자 바이탈 M과 F의 론칭을 앞당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쏘몰은 30년 전통의 독일 건강기능식품 회사다. 분자교정학을 활용한 독자적인 기술력과 프리미엄 브랜딩으로 40여 가지 오쏘물 제품군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오쏘몰의 국내 유일 공식 마케팅·판매 파트너다. 동아제약은 오쏘몰 이뮨으로만 지난해 65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규 출시 예정인 바이탈 M과 F는 각각 남성과 여성을 위한 성분을 강화한 제품이다. 바이탈M은 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위한 아연 성분을 늘렸고 바이탈F는 여성의 골다공증 발생 감소를 위한 칼슘 등의 성분 함량을 증가시켰다. 1병(액상 20㎖+정제 900㎎)을 30개 묶은 이뮨 제품은 면세점에서 100달러에 팔리고 바이털 M과 F는 110달러 안팎이다. 이뮨은 동아제약 자사몰에서 12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경쟁사들도 차별화된 강점을 내세워 속속 고함량 비타민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일동제약(249420)은 종합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이니에서 ‘마이니 딥슬립 이뮨’과 ‘마이니 부스터 비타민’ 2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에너지 이용에 필요한 마그네슘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종근당(185750)건강은 액상과 캡슐·정제 3중 복합 제형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올인원 멀티 비타민 ‘아임비타 이뮨샷’을 판매 중이다. 비타민B군 5종을 1일 영양 성분 기준치 대비 4000% 고함량으로 배합한 제품으로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00만 병을 돌파했다.
대웅제약(069620)은 피로 회복을 테마로 밀크시슬을 함유한 ‘에너씨슬 퍼펙트샷’을 올해 5월 출시했다. 에너씨슬 퍼펙트샷은 출시 2개월 만에 20만 병 판매를 넘어섰다.
동국제약도 지난달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마이핏’을 론칭하고, 12종의 비타민과 8종의 미네랄 성분을 담은 마이핏 대표 제품인 ‘마이핏V 멀티비타 이뮨128’을 출시했다. 1일 영양성분기준 대비 에너지 생성에 꼭 필요한 비타민B군은 4,000% 고함량으로, 정상적인 면역 기능에 필요한 아연은 150%로 충분히 배합한 것이 특징이다.
유망한 시장성에 다른 제약사들도 프리미엄 비타민 제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비타민 시장 규모는 2019년 6369억 원에서 2022년에는 9061억 원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1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은 트렌드에 대응해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는 게 중요한 데 동아제약의 매출 규모를 보고 경쟁사들이 발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비싸면 잘 팔린다는 초프리미엄 전략이 비타민에서도 적용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