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객 수요가 폭발할 조짐을 보이자 항공주가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증권가는 당분간 수요 확대 속에 고운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항공주에 대해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이후 대한항공(003490) 주가는 13.35% 상승해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코스피는 같은기간 1.96% 하락하고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1% 뒷걸음질 쳤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298690)(9.56%)과 제주항공(089590)(9.36%), 진에어(272450)(7.88%), 티웨이항공(091810)(3%)도 휴가철이 본격화하자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외 여객 수요가 늘면서 항공주를 밀어올렸다. 한화투자증권(003530)에 따르면 LCC의 5월 일본 노선 수송객 수는 제주항공(118%), 진에어(103%), 티웨이(99%), 에어부산(124%)이 모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 수준을 웃돌았다.
중장거리 노선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부푸는 중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미국·유럽 등으로 향하는 잠재 수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성수기 상품 비중에서 장거리 여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46%로 코로나19 이전인 33%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여객기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운항 시간이 늘어 증편이 어렵기 때문에 고수요·고운임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항공편 공급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수요는 많아 항공운임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최근 항공사들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각각 3만 6000원과 3만 2000원으로 높였다. KB증권은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수로 높이기도 했다. 진에어에 대해선 KB증권(1만 7000원→2만 원)과 흥국증권(1만 9000원→2만 3000원)이 목표가를 올려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