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사람in] "함박웃음 담아 어르신 '인생컷' 선물하죠"…어르신 장수사진 찍는 윤우석 작가

■윤우석 사진작가

2000년대 초 인터넷 동호회 통해 사진계 입문

2009년부터 캐논 아카데미 강사로 활발히 활동

어머니 영정 사진 없어 후회…제안 흔쾌히 수락

“업계 양분화 심해…대중이 작품에 쉽게 접근해야”

캐논코리아의 사회 공헌 활동 ‘장수사진 촬영 봉사’에서 촬영을 담당하고 있는 윤우석 작가. 사진 제공=캐논코리아캐논코리아의 사회 공헌 활동 ‘장수사진 촬영 봉사’에서 촬영을 담당하고 있는 윤우석 작가. 사진 제공=캐논코리아




“어머니가 10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제대로 사진을 찍어드린 적이 없습니다. 결국 영정 사진으로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여행 갔을 때 찍은 사진을 사용했죠. 정말 많이 울고 후회했습니다. 만약 제게 기회가 주어지면 꼭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다짐했죠. 마침 좋은 기회가 마련돼 한 분 한 분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어머니라는 생각으로 셔터를 누르고 있습니다.”

캐논코리아와 함께 60세 이상 어르신의 ‘장수 사진’을 찍는 봉사에 참여한 윤우석(사진) 작가는 “20년 동안 사진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을 전문적으로 해본 적이 없었는데 캐논 측에서 먼저 장수 사진 촬영 봉사 참여를 제안해줘 흔쾌히 수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수 사진 촬영은 캐논코리아가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회 공헌 활동이다.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캐논코리아 지사가 있는 주요 지역 관공서와 협력해 사진 촬영을 진행한다. 올해는 서울·화성·안산 등 전국 20개 지역에서 800명 어르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을 예정이다. 하지만 호응이 높아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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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작가는 단순한 영정 사진 촬영이 아닌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을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윤 작가는 “과거 동호회 활동을 하며 영정 사진 촬영 봉사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이번 봉사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며 “단순히 영정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일반 프로필 같은 사진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멋지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찍는 게 목적인 만큼 집에 걸 수 있는 사진을 촬영해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콘셉트를 다소 어두운 느낌이 드는 영정 사진이 아닌 일상의 미소를 담는 것으로 잡자 사진을 찍으려는 어르신들이 쇄도하고 있다. 윤 작가는 “원래 10월까지 전국 20개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6월에만 10곳을 다녀왔다”며 “이런 추세라면 30개 지역에서 1000여 명의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우석 작가가 광주남구노인복지관에서 진행된 ‘장수 사진 촬영 봉사’에서 어르신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캐논코리아윤우석 작가가 광주남구노인복지관에서 진행된 ‘장수 사진 촬영 봉사’에서 어르신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캐논코리아


윤 작가는 2009년부터 캐논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독학으로 카메라와 사진을 공부해 한국사진작가협회·한국디지털사진가협회·포스코 등 여러 단체 및 기업에서 카메라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한국외국어대 아랍어학과를 졸업한 뒤 디지털 카메라가 인기를 얻고 있던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사진계에 입문했다. 카메라와 사진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당시 사진보다는 카메라 장비에 관심이 많아 해외에서 책을 구매해 공부했다”며 “사람들이 카메라의 디지털 이론과 기능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이라 회사 측에서 강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20년간 사진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윤 작가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사진 업계와 카메라 시장이 양분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부터 DSLR,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카메라 시장이 변화하며 일반 소비자와 전문가 사이의 간격이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작가는 “예술가인 프로 사진 작가들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사진에 대한 인식 차이가 매우 크다”며 “가치를 지닌 예술로 사진이 인정을 받지 못하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반 사람들이 사진 작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진가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며 “작가의 의도를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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